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과 일본 정부의 ‘12.28 군 위안부 문제 합의’와 관련해 환영 성명을 낸 것에 대해 오해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총장은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89) 할머니와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등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환영 성명은 국가간 관계의) 발전이 있을 때 마다 환영을 표시하는 유엔의 수많은 성명 발표의 일환이며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고 윤 공동대표는 밝혔다.
반 총장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을 유엔이 다루고 있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며 “그 과정에서 나오는 작은 합의들이라 할지라도 유엔은 이를 환영하고 장려하며 이 때 쓰는 용어 표현의 차원에서 자신의 환영 성명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윤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12·28 합의’가 유엔과 국제사회가 확립해 온 중대한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한 피해자 중심의 해결이라는 원칙을 무시한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으며, 이에 대해 반 총장은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윤 공동대표는 “반 총장의 부인인 유순택 여사가 동석한 가운데 30여분간 면담이 진행됐다”며 “반 총장이 유엔의 메커니즘을 이용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자문해 줬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또 길 할머니를 맞으면서 “자신도 딸을 키우고 할머니 연배의 어머니를 둔 사람으로 할머니가 겪은 고통에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다”,“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어야 한다는 뜻에서 전 세계에 이를 알리는 할머니의 용기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는 등의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반 총장과 동석한 이반 시모노비치 유엔 인권사무차장보도 “불행히도 피해자들에게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거의 없고 항상 늦게 해결책이 찾아온다”며, “한-일 합의에서 피해자와 관련 시민사회가 배제된 것은 크나큰 실수라”고 언급했다고 윤 공동대표는 전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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