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 ‘2011년 작전’ 언급
주도한 힐러리 비판일 수도
개입 소극적 영·프·사우디엔
“무임승차자들, 짜증나”
주도한 힐러리 비판일 수도
개입 소극적 영·프·사우디엔
“무임승차자들, 짜증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1년 리비아 사태에 미국이 개입한 것에 대해 “효과가 없었다”며 사실상 실패를 자인했다.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사실상 미국의 리비아 개입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의 뜻도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풀이도 가능해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인터넷판으로 공개된 월간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 작전을 신중하게 기획했지만 리비아는 여전히 재앙상태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개입을 원하지 않았지만,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 당시 유엔 미국 대사(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한 반대 운동의 중심지였던 벵가지를 보호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군사 개입을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사태가 미국의 이해관계와 직결된다고 보지 않았다.
그가 생각해 낸 것은 카다피를 싫어하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우면서 리바아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걱정하는 유럽 및 중동의 국가들과 연합이었다. 그러나 그는 “(동맹국들이) 프리 라이더(무임승차자)다. 무임 승차자들은 나를 짜증나게 만든다”며 리비아 군사 개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영국·프랑스·사우디아라비아 등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면서도 긴급한 현안이 생겼을 때에는 책임 분담을 회피하려고만 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는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있었다”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실제로 미국이 모든 방공체계를 없애고 군사개입을 위한 인프라를 갖춰놨는데도, 프랑스가 공습작전을 수행했다는 것을 자랑하기에 바빴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그는 최근 영국에 대해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 이상을 국방비에 지출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미국과의 특수관계가 아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 동맹국들에 대해선 ‘무임승차자’라고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전통적 동맹국들을 ‘거저 먹으려고 하는’ 국가로 강하게 비난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한국과 일본 등을 싸잡아 ‘안보 무임승차 국가’라고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파장이 일 수도 있어 보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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