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임기 마지막…치적 중심 채워
무시하거나 새 카드 없음 시사
무시하거나 새 카드 없음 시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새해 국정연설에서 최근 4차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임기 마지막 1년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치적 중심’의 연설이 기본 뼈대이긴 하지만, 북한에 대한 무관심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밤 9시 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장에서 열린 마지막 새해 국정연설에서 외교안보 분야의 앞부분 쪽에 “오늘날의 세계에서, 우리는 악의 제국보다는 쇠약해지고 있는 국가들에 의해 더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사례로 중동의 체제 전환적 성격, 중국 경제의 둔화, 러시아의 공격적 대외정책 등을 들었다. 하지만 북한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또 미국적 관점에서 보면, 북한은 ‘쇠약해지고 있는’ 국가가 아니라 이미 ‘실패한’ 국가이기 때문에 북한을 우회적으로라도 거론했다고 보기 어렵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로는 이번 연설이 지난 7년 임기 동안 자신이 추진해온 ‘레거시’(업적)를 설명하고, 미국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내세울 업적이 안 되니까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 핵협상을 타결한 이란과 수교를 한 쿠바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북핵·북한 문제를 주요 의제로 챙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연설문의 큰 흐름상, 지금까지 쌓아온 대외 업적을 잘 마무리하고 테러리즘 정도만 ‘관리’를 하겠다는 생각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는 무시하거나 최소한의 관리만 하는 기존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짐작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실시한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했으며, 이후 3년 동안 북한을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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