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총기규제 행정명령 강행

등록 2016-01-05 20:03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바마 미국 대통령
총기판매자 전원 등록해야 구매자 신원조회도 의무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와이 겨울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미국 사회의 최대 난제 중의 하나인 총기사용 규제를 위한 행정명령을 5일 발표했다. 그동안 총기 규제의 사각지대였던 박람회나 온라인에서의 총기 매매를 규제하는 것이 뼈대다. 하지만, 공화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의외로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웹·박람회 등 규제 사각지대 없애
판매자에 도난·분실신고 의무화도
FBI 인력 등 늘려 감독 강화키로
대선주자 총기규제 논쟁 가열될 듯

미국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10개 조항으로 구성된 총기 규제안의 윤곽을 언론에 공개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총기 박람회나 벼룩시장, 온라인을 통해 총기를 판매하는 ‘딜러’들도 반드시 판매허가를 받도록 하고, 또 딜러들이 구매자들의 신원조회를 의무화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연방정부에 등록한 딜러들한테만 총기 구입자들의 신원을 조회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범죄자나 정신질환자 등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벼룩시장이나 온라인을 통해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입할 수 있어 비극적인 총기난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실제, 신원조회를 받지 않고 총기를 구매하는 비율은 40%에 이른다.

또한, 총기 규제안은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은 총기 딜러들이 총기를 도난당하거나 분실하면 ‘전미 범죄정보센터’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했다. 범죄 현장에서 회수된 연평균 1333정의 총기 소유자를 추적하다보면 대부분 딜러들로 드러나는데, 이들이 한결같이 분실된 총기라고 하면서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번 규제안을 시행하기 위해 연방수사국(FBI)의 신원조회 인력을 50% 늘리기로 하고 230명을 새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주무 기관인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도 200명을 충원한다. 또 5억달러(약 5942억원)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해 총기 구매자의 정신 건강 상태 점검과 총기 안전기술 연구에 투입할 예정이다.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 회견에서 “총기 판매가 점점 온라인으로, 규제받지 않은 ‘어두운 웹’으로 대규모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번 규제안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저녁 린치 법무장관 등 관련 부처 장관들과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규제안은) 총기 소유자들을 포함한 미국인들의 대다수가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믿을 만한 조처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규제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 입법화를 시도했던 내용에 비하면 다소 ‘완화된’ 조처라고 <에이피>(AP) 통신 등은 분석했다. 취미로 총기를 수집하는 사람 등에게는 여전히 신원조회를 면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딜러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규정할지도 아직은 애매한 상태로 남아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저지를 피하기 위해 행정명령이라는 우회로를 택했지만, 공화당이나 전미총기협회 등 총기 보유 지지자들이 반격을 가할 여지는 남아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불법 이민자들의 추방을 막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2014년 행정조처들이 법정 다툼으로 시행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총기 규제와 관련한 법률 싸움이 벌어지면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는 내년 1월까지 이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총기 규제를 둘러싼 대선 주자들 간의 공방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한다고 즉각 밝혔지만, 공화당 쪽의 도널드 트럼프는 “아주 조만간, 여러분은 총기를 구입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