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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경찰, 총기난사 수사 ‘테러’에 무게

등록 2015-12-04 19:59수정 2015-12-04 22:11

범인 집서 탄환 수천발 등 발견
“추가 공격 능력 갖추고 있어”
이슬람 극단주의자 접촉 확인
범행동기 결정적 단서는 없어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쪽 샌버너디노의 샌매뉴얼 경기장에 3일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촛불을 든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앞에는 무슬림 소녀들이 “우리는 샌버너디노와 함께한다”는 글귀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샌버너디노/AP 연합뉴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쪽 샌버너디노의 샌매뉴얼 경기장에 3일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촛불을 든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앞에는 무슬림 소녀들이 “우리는 샌버너디노와 함께한다”는 글귀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샌버너디노/AP 연합뉴스
지난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너디노 총기난사 사건 범인의 집에서 대량의 무기가 발견되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접촉한 흔적이 나타나면서 이번 사건의 성격이 테러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다. 그러나 범행동기를 파악할 만한 결정적 단서는 아직 없다.

재러드 버관 샌버너디노 경찰국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사살된 범인 사이드 파루크(28)와 타슈핀 말릭(27)의 집에서 “2000발의 권총 탄환과 2500발 이상의 자동소총 탄환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들의 집 차고에서 12개의 파이프 폭탄 장치와 급조폭발물(IED)을 만들 수 있는 수백개의 도구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범인들이 추가 범행을 계획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그들은 잘 준비돼 있었고, 추가적인 공격을 할만한 능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차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범인들이 이번 범행만을 목적으로 ‘무기고’를 차렸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미래의 ‘계획적인 범행’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파루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접촉해온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엘에이 타임스>에 파루크가 극단주의자로 의심되는 몇명과 접촉을 했으며, 잠재적 테러 용의자로 감시를 받고 있는 적어도 한명 이상의 극단주의자와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잠재적 테러 용의자와 접촉한 것이 이번 범행과 아무런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깊은 ‘테러망’과의 고리를 통해 이번 사건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도 이번 사건의 결론을 내리려면 멀었지만 연방수사국이 ‘잠재적 테러리스트의 행위’로 이번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과 연방수사국이 테러 쪽으로 수사의 무게 중심을 옮겨가면서 파루크의 모든 행적이 의심을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파루크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두 차례 여행을 다녀온 이유와 이번 범행에 가담한 말릭과의 관계 등에 대해 정밀 조사하고 있다. 말릭은 파키스탄 출신으로 사우디에서 미국 태생의 파루크를 만나 약혼 비자를 받고 지난해 7월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러나 범인들이 숨지고 목격자들이나 지인들의 진술도 엇갈려, 수사 당국이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특히, 파루크가 극단적 이슬람주의의 영향을 받았는지가 쟁점이다. <시엔엔>(CNN) 방송은 경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파루크가 명백히 급진화돼 왔으며 이 급진성이 총기난사 사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면, <워싱턴 포스트>는 연방수사국 관계자의 말을 빌어, 범인들이 급진화됐다거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웹사이트를 들여다봤다거나 테러리스트들의 잡지를 읽었다는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말 이상하다. 이들은 겉보기엔 무슬림 신앙을 믿는 행복한 커플처럼 보인다”고 신문에 전했다.

상징성이 전혀 없는 ‘직장 행사’에 총격을 가한 점도 테러로 판단하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다. 이에 따라, 범인이 근무했던 샌버너디노 카운티 직원들과의 직장 내 갈등이 직접적인 범행동기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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