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까지…주정부 차원 첫 선언
사무보조원 등 1만1천여명 혜택
미 전역 ‘15달러 투쟁’ 운동 확산 예고
내년 대선에 또다른 이슈로 떠오를 듯
사무보조원 등 1만1천여명 혜택
미 전역 ‘15달러 투쟁’ 운동 확산 예고
내년 대선에 또다른 이슈로 떠오를 듯
미국 뉴욕주가 공무원을 포함해 주정부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주정부 차원에서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최저시급 대폭 인상 조처를 발표한 것은 뉴욕주가 처음으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최저임금 15달러를 위한 투쟁’ 운동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10일 행정명령을 통해 뉴욕시의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최저 시급은 2018년 말까지, 나머지 지역의 최저시급은 2021년 말까지 15달러로 올린다고 밝혔다. 뉴욕주의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8.75달러이며, 올해 말까지 9달러로 올리기로 예정돼 있다.
이번 조처로 주정부로부터 급여를 받는 27만7622명의 공무원 및 공공근로자 가운데 6.5%에 해당하는 1만여명의 주정부 및 1000여명의 뉴욕시 직원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무보조원이나 시설관리 및 유지·보수 직원, 인명구조원 등이 이번 대상에 대거 포함되며, 최저시급 15달러에 못미치는 정규직과 계절별 계약직들도 모두 임금인상 대상이 된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전국적인 최저시급 15달러 인상 요구 시위의 일환으로 뉴욕시에서 열린 시위에도 참석해 “(이번 시위는) 우리 사회의 1%가 소득 증가분의 95%를 차지했던 경제적 부정의에 대한 분노”라며 “여러분이 풀타임으로 일을 한다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이 품위있는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피츠버그시도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2021년까지 시공무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현재 시급 15달러 이하의 급여를 받는 공무원은 3100명 가운데 300명 정도로 집계된다.
패스트푸드점 등 일반기업 저임금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인상하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앞서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지난 7월 주 임금위원회를 열어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2018년까지 15달러로 올릴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몇개 도시들도 향후 최저시급을 15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통과시켰으며, 캘리포니아나 오리건주도 주정부 차원에서 비슷한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연방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는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의 평균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에 불과하며 2009년 이후 인상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 전역에선 최저임금 인상 운동 단체인 ‘15달러를 위한 투쟁’ 주관으로 패스트푸드점 노동자 등이 참여하는 파업이 벌어졌다. <허핑턴 포스트>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피츠버그 등에선 큰 규모의 시위대가 모였다”고 전했다.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은 초과근무수당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병가도 사용할 수 없다고 고발했다.
이 단체가 3년 전 설립된 이후 이처럼 대규모 시위를 조직한 것은 처음으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최저임금 인상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15달러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 노동자들이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유권자 집단이 됐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에서 시급 15달러를 받지 못하는 국민은 6400만명으로 추산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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