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후보지·수감자 축소 포함할듯
의회, 반대 법안 마련 등 반발 거세
의회, 반대 법안 마련 등 반발 거세
미국 국방부가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 해군기지 수용소를 폐쇄하는 방안을 이번주 안에 발표하고 의회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방안의 의회 통보가 임박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 방안에는 수용소를 폐쇄한 뒤 수감자들을 옮길 구체적인 미국 내 후보지들이 제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인 콜로라도주의 센테니얼 교정시설을 비롯해 캔자스주의 포트 리븐워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해군 구금 시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는 또 수감자들을 과감하게 축소하는 계획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한때 800명에 달했던 수감자는 현재 112명으로 줄어들었다. 국방부는 이 가운데 53명은 본국이나 제3국으로 이송할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머지 59명은 재판을 앞두고 있거나, 미국 정부가 석방시 너무 위험해 석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인물들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1차적으로 연말까지 112명의 수감자를 100명 안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당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의회의 반대 등에 밀려 폐쇄 계획 자체는 흐지부지되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국방부 등을 압박해 폐쇄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아울러 쿠바와의 수교 이후, 쿠바 쪽에서도 관타나모 기지 반환을 계속 요구하고 있어 외교적으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의회의 벽은 높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관타나모 폐쇄를 막는 국방예산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으며 상원도 10일쯤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수용소 대체후보지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행정명령을 통해 관타나모 폐쇄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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