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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검찰, 엑손모빌 ‘기후변화 왜곡’ 여부 정조준

등록 2015-11-06 19:54

전자메일 등 관련 서류 제출 요구
위험 정보 성실히 공개했는지와
반박 연구 자금지원했는지 수사
담배 회사들과의 전쟁 때와 비슷
미국 뉴욕주 검찰이 미국의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에 칼을 빼들었다. 기후변화를 반박하는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 및 투자자들한테 올바른 정보를 공개했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뉴욕 타임스>는 5일(현지시각) 에릭 슈나이더먼 뉴욕주 검찰총장이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엑손모빌 쪽에 금융자료 전반과 전자메일, 다른 관련 서류들의 제출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수사가 다른 석유회사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법당국이 ‘기후변화 전쟁’의 최전선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이번 수사는 1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수사 초기에는 엑손모빌이 기후변화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제대로 공개했는지가 초점이었다. 이를 위해 검찰은 1970년대 이후 회사의 자료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 나온 투자설명서나 보고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엑손모빌은 지난해 미국 정부가 탄소배출을 제한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제품들의 가격을 올리고, 프로젝트 수행의 시간을 늘릴 수 있으며, (대기오염물질인) 탄화수소 제품에 대한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그러나 다른 보고서에서는 “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에너지 수요로” 정부가 엄격한 기후변화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은 본질적으로 배제했다.

두번째는 엑손모빌이 외부 그룹에 기후변화의 근거를 약화시키는 연구를 하도록 자금을 지원했는지와 이것이 내부 연구 결과와 일치하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올해 들어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적지 않았다. 지난 2월에는 기존 기후변화 연구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펴냈던 스미스소니언협회 소속 과학자 웨이혹 순이 엑손모빌을 포함한 화석연료 회사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폭로하는 기사가 나왔다. 최근엔 엑손모빌이 내부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으며 이를 활용해 북극해 석유 시추와 같은 장기 사업계획에 활용하면서도, 심각한 기후변화 위험성을 반박하는 그룹들에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자금을 지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번 수사를 ‘담배회사와의 전쟁’에 빗대기도 한다. 담배회사들은 1950년대와 60년대에 담배가 해롭고 중독성이 있다는 내부 연구에 자금을 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와 반대되는 선전을 하고, 심지어 연구 결과가 의심스러운 외부의 과학적 조사에 자금 지원을 한 바 있다. 브랜던 개릿 버지니아대학 로스쿨 교수는 “검찰총장들이 지휘했던 담배 소송처럼 (기후변화 수사도) 앞으로 수년 동안 지속될 소송과 해결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건강에 위험한 담배에 대해 일반인을 호도했던 것과 이론적으로는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엑손모빌의 케네스 코언 대외 담당 부회장은 “엑손모빌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왜곡하려 시도했다는 주장은 명백히 잘못됐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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