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안보협의회의 이틀 앞
부사장 기자회견 자청해 밝혀
사드배치 의제화 ‘군불때기’ 의혹
한민구 국방 “논의된 바 없다” 부인
부사장 기자회견 자청해 밝혀
사드배치 의제화 ‘군불때기’ 의혹
한민구 국방 “논의된 바 없다” 부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제작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의 고위 관계자가 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해 한·미 정부가 공식·비공식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배치 여부를 결정하지도, 공식적으로 논의하지도 않았다’는 양국 정부의 그간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미국 쪽이 오는 11월2일 서울에서 열리는 양국 국방장관 회담인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앞두고 사드 배치를 의제로 밀어올리기 위해 군불을 때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 트로츠키 록히드마틴 항공·미사일방어 담당 부사장은 29일(현지시각) 미 워싱턴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자청해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사드가 한-미간 정책 논의 주제”라며 “그와 관련한 정책 논의들이 한-미 간에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트로츠키 부사장은 특히, ‘공식 논의냐, 비공식 논의냐’는 질문에 “한-미가 정책 당국 쪽에서 공식·비공식적 논의를 모두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양국 간 정책 논의는 아주 초기 단계”라며 “논의의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드는 아주 예민한 협상 주제”라며 “(양국간 논의가 마무리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관심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며 “한국과 미국 가운데 관심이 있는 국가가 있다면 록히드마틴은 열심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록히드마틴의 기자회견은 11월2일 서울에서 열릴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앞둔 시점에 갑작스레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안보협의회의에서 사드 문제를 의제로 삼기 위해 록히드마틴을 내세워 한국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한편에선, 한국도 도입 예정인 차세대 전투기 F-35의 결함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서 캐나다가 구매계획을 철회하고, 차세대 전략폭격기 입찰 경쟁에서까지 탈락해 궁지에 몰린 록히드마틴이 사드 판매를 펌프질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한국 정부와 공식적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한-미 정부 사이에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이제훈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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