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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러시아 잠수함 정찰선 작전활동 부쩍 늘리자 미국, 왜 하필 해저케이블 근처서…‘긴장’

등록 2015-10-26 19:56

북해·동북아·미 해안 가까이 등
해저케이블 깔려있는 경로 따라
국방부 “러, 심해서 찾는 듯 보여”
하루 10조달러 오가…절단땐 혼란
러시아 잠수함이나 정찰선들이 세계 인터넷 통신을 연결하는 중요 해저케이블 근처에서 공격적으로 작전을 펼치고 있어 미국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금융거래나 일상적 통신 등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해저케이블이 도청 수준을 넘어 절단되거나 손상될 경우 대규모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 때문에, 미국 국방부나 정보기관 등이 긴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러시아의 정찰 행위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윌리엄 마크스 해군 대변인은 “어떤 나라든 통신 케이블에 간섭하는 나라가 있다면 우려할만한 사항”이라면서도 “비밀스러운 잠수함 작전 활동의 성격에 견줘, 구체적인 것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문은 미군 사령관들이나 정보기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북해에서 동북아시아, 심지어 미국 해안과 가까운 수역에서 러시아 잠수함이나 정찰선의 활동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쪽의 활동은 해저케이블이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로를 따라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심해 잠수정을 갖춘 러시아 정찰선 ‘얀타르’가 미국 동부 해안을 따라 쿠바 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는데, 특히 관타나모 미 해군 기지 근처에는 대규모 케이블이 매설돼 있다. 얀타르와 잠수정은 바닷속 몇 마일 밑에 있는 케이블을 절단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군 장교들은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인 노르웨이도 러시아의 이런 활동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으며, 이웃국가에 러시아 잠수함을 추적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러시아의 활동 수준이 냉전 시대에 버금간다”고 주장했다.

물론, 해저케이블은 닻이나 자연 재앙으로 절단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은 해안으로부터 가까운 몇 마일 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며칠 이내에 복구할 수 있다. 미 국방부의 우려는 러시아가 훨씬 더 심해에 위치한 해저케이블을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데 있다. 이런 곳에 위치한 케이블은 감시하기도 어려고, 절단 부분을 찾거나 수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적인 해저 케이블과 달리, 미국이 군사작전을 위해 아주 비밀스러운 곳에 매설한 특수 케이블들은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데, 러시아가 이런 케이블들을 사냥감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 관리들은 말했다.

해저케이블의 가치는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지고 있다. 매초 단위로 거래 체결을 하는 금융기관을 포함해 하루에만 전세계 비즈니스에서 10조달러의 돈이 해저케이블을 통해 오간다. 해저케이블이 중대하게 훼손될 경우, 자본 흐름이 차단될 수밖에 없다. 또 해저케이블은 하루 통신의 95%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해저케이블이 중요해지면서 미 국토안보부는 뉴욕,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 근처의 케이블 매설 지역을 ‘중요 인프라’ 명단의 상위권에 올려놓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이러한 예민한 반응은, 냉전을 연상시킬 정도로 미국이 점점 러시아의 움직임을 깊은 불신의 렌즈로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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