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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클린턴, 장관 시절 ‘클린턴 재단’사업에 영향력 행사 의혹

등록 2015-10-19 14:01수정 2015-10-19 15:01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뉴욕 타임스>, 예산 전용 승인에 압력 행사 정황 보도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장관 재직 시절 ‘클린턴 재단’의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단의 방만한 경영도 도마에 올랐다.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에 이어 ‘클린턴 재단’ 문제도 다시 불거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 재단은 그의 남편인 빌 클린턴이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사회사업을 위해 세워졌으며, 사실상 클린턴 가족이 소유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8일(현지시각)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2011년 사실상 재단 소유 기관인 ‘클린턴 보건 접근 이니셔티브’(보건 이니셔티브)가 국무부에 로비를 벌여, 아프리카의 르완다 에이즈 예방 사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보건인력 훈련 프로그램으로 전용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르완다 보건장관은 에이즈 치료 및 예방 프로그램보다는 다른 질병들도 치료할 수 있는 의료인력 양성에 더 관심을 보였으며, 당시 르완다에서 에이즈 사업을 벌이던 ‘보건 이니셔티브’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무부 내부 전문가들이나 르완다 주미 대사관조차 에이즈가 확산되는 다른 국가들에게 차라리 예산을 써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그럼에도 관료적인 워싱턴 정가에서 예산 전용이 승인된다. 이는 사실상 클린턴 전 장관이 예산 전용 과정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여서 다시 한번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장관 취임에 앞서 국무부 변호사한테 클린턴 재단 일과 관련된 결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임을 맹세한 바 있다.

앞서, 클린턴 재단은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외국 정부와 관련된 개인이나 기업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사실 등이 언론을 통해 폭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클린턴 전 장관이 다시 한번 도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신문은 이와 함께 기부금으로 충당하는 클린턴 재단의 방만한 경영도 조명했다. 클린턴 부부는 재단에 몇년 동안 500만달러를 제공했으며, 강연비 가운데도 최소한 1100만달러를 운영 자금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이 정도 액수는 다 합쳐봐야 1년 전체 예산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클린턴 부부의 ‘스타 파워’와 주요 인사와의 인맥을 활용해 매년 활동 자금을 지원하는 식이었다. 2013년에 이 재단이 쓴 금액은 22억2600만달러로, 미국 당뇨병협회의 예산 지출 금액과 거의 맞먹는 금액이다.

<뉴욕 타임스>는 방만한 경영도 문제삼았다. 재단은 예산의 3분의 1을 전세계 30개국에 나가 있는 2200명의 직원들 월급으로 사용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게다가 이들 월급의 일부는 르완다를 포함해 해당 국가의 장관 보좌관이나 경험없는 대학 졸업생들에게 지급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이나 그의 딸인 첼시 클린턴은 월급을 받지는 않지만 재단 관련 업무를 위해 여행을 할 때는 교통이나 관련 비용을 재단에서 충당했다. 대부분의 작업도 ‘현장’보다는 사무실에서 자료를 분석하고, 제안서를 만들고, 협상하고, 선전하는 등 사무실에서 이뤄진다.

또한 클린턴 재단 산하의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는 유엔 총회가 열리는 매년 9월, 4일 동안 ‘허드슨 다보스’라는 모임을 연다. 이는 세계 지도자들이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것을 활용해 클린턴 부부가 주관하는 시상식과 토론회에 패널로 부르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참석하려면 2만달러의 회비를 내야 하는데, 초대받은 사람들은 클린턴 부부에게 눈도장을 찍고 기부자들이나 협력자들로 구성된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제안을 보여줄 기회를 잡기 위해 돈을 낸다.

이외에도 클린턴 재단과 르완다 정부의 ‘특수 관계’에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 폴 카가메 대통령이 집권하는 르완다 정부는 인권을 무시하고 있으며, 이웃국가인 콩고민주공화국의 무장 반군을 지원하고 있고, 정치적 반대세력과 언론을 탄압해 미국 내부 및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카가메 대통령을 아프리카의 ‘거인’이라며 두둔하는 등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4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 재단의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클린턴 재단이 갈수록 ‘시한 폭탄’으로 작용해 그의 대선 가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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