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1500명 수용 고려 ‘파격 조처’
IS 등 입국 우려…미 의회 찬반 갈려
영국·프랑스, IS 공습 참여 잰걸음
“난민 해법은 아사드·IS 제거”
IS 등 입국 우려…미 의회 찬반 갈려
영국·프랑스, IS 공습 참여 잰걸음
“난민 해법은 아사드·IS 제거”
미국 정부가 시리아 난민 사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회계연도에 시리아 난민을 적어도 1만명 이상 더 받아들이라고 지시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미국이 받아들인 이 지역 난민이 1500명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조처로 볼 수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시리아 난민 구호를 위해 40억달러를 지원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 내용을 소개했다. 미 정부의 2016년 회계연도는 올해 10월1일부터 내년 9월30일까지다.
미국은 세계 분쟁 지역으로부터 매년 7만명가량의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유독 시리아 난민에 대해선 인색했다.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 극단적 테러리스트들이 난민을 가장해 미국으로 잠입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유엔난민기구(UNHCR)가 미국 몫으로 1만7000명 정도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라고 권고했지만, 미 정부는 올해 1293명을 포함해 지난 4년 동안 1500명을 받아들이는 데 그쳤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시리아 난민의 수용 확대에 대한 미국내 ‘안보 우려’를 의식한 듯, 현재 엄격한 시리아 난민 심사 과정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난민으로 인정받으려면 연방수사국(FBI)의 심사와 미 국토안보부의 개별 인터뷰 등을 비롯해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며, 대략 18~24개월 정도가 걸린다. 미국 정부가 베트남과 이라크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에 대해 신속한 정착 프로그램을 제공했던 것과 대조되는 셈이다.
<에이피>(AP) 통신은 미국이 추가로 받아들이는 시리아 난민은 현재 미국에 들어오기 위해 대기중인 사람들이 될 것이라며, 유럽 국가들이 씨름하고 있는 난민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조처를 놓고 미 의회는 이란 핵합의 때와 거의 비슷하게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리처드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번 난민 수용 확대 조처를 칭찬하면서, 시리아 난민을 6만5000명가량 더 수용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동료 의원 14명과 함께 작성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냈다. 그러나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마이클 맥콜 위원장은 “분쟁 지역에서 온 개인들을 심사하는 데 필요한 정보들이 없다는 정보기관과 사법당국의 경고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미리 언론에 (난민 확대를) 알렸다”고 비판했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는 시리아 난민 사태를 계기로 이슬람국가에 대한 공습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난민 유입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제거하고 테러집단인 이슬람국가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오는 15일 의회 연설에서 구체적인 공습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의회에서 “아사드도 제거돼야 하고 이슬람국가도 제거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자금 지원과 구호 활동, 외교뿐 아니라 강력한 군사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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