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전만 해도 “국무부가 허가한 일”
‘이메일 여파 심상치않다’ 판단한 듯
‘이메일 여파 심상치않다’ 판단한 듯
당 안팎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개인 이메일 사용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납작 엎드렸다.
클린턴 전 장관은 8일 밤 <에이비시>(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관 재직시 개인 이메일 사용과 관련해) 잘못한 것이다. 죄송하다. 내가 책임을 지겠다”며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투명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처음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그는 하루 전인 지난 7일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조차 “국무부가 허가한 일”이라며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은 이메일 스캔들 여파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뉴햄프셔주에서 최근 연거푸 클린턴 전 장관을 제치는 여론조사가 나온데다, 본선에 올라가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에 밀리는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대선에서도 이라크 침공을 찬성한 과거 전력에 대해 사과를 거부해 선거 내내 발목이 잡혔다. 그는 2014년 펴낸 자서전 <힘든 선택들>에서야 “잘못한 것”이라고 뒤늦게 인정했다. 이 때문에 그의 측근들은 분명하고 직설적인 단어로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사과하라고 조언해왔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