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기를 바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속마음을 들킨 것일까?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24일 공식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 출마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을 칭찬했다가 기자들의 호된 추궁을 받았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든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를 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가운데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바이든 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사람들이 더 관심있는 것 아니냐”고 일단 비켜나갔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오바마 대통령은 7년 전 (대선 때) 바이든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면서 자신이 정치를 하는 동안 내렸던 가장 영리한 결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바이든 부통령의 자질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견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를 선언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그를 지지하겠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잠시 말을 멈춘 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년간 장관으로 재직해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와 존경을 상당히 길게 얘기한 적이 있다”고 말을 돌렸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장관으로 앉힌 것은 최고의 결정이 아니었다는 뜻이죠’라는 질문이 나오자 브리핑룸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어니스트는 “바이든 부통령은 두번이나 이미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 성공적인 대선 캠페인에 필요한 사항을 그만큼 잘 이해하는 미국 정치인이 없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프리미엄’을 활용해 민주당 경선에서 정치력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