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이달초 수술했지만 뇌로 전이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마음이 편안합니다. 나는 멋진 삶을 살았고, 수천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지미 카터(91)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 간에서 발견된 암이 뇌로 전이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애틀랜타에 있는 카터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다고 밝히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달 초 수술로 간에서 암이 모두 제거된 것으로 생각했으나 엠아르아이(MRI) 촬영을 통해 뇌에서 4개의 흑색종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술한 날 오후에 이를 알게 됐지만, 놀랍게도 나는 아주 마음이 편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방사선 치료에 동의했다면서 “나는 이제 신의 손에 달려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가장 후회한 일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 재임 시절 이란에서 미국인 인질 구출 작전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헬리콥터를 한 대만 더 보냈더라면 인질들을 구출했을 것이고 나는 재선에 성공했을 텐데” 하고 웃으며 얘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암 진단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격려 전화를 받았다고도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생존해 있는 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뉴욕 타임스>는 카터 전 대통령이 얼마나 더 오래 살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손자인 제이슨 카터는 “이번 치료로 할아버지가 낚시를 하고 증손자들의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을 더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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