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사업’ 우버, 자체 지도개발 위해
올해 기술 부회장·작년 12명 이상 영입
‘숙박 공유’ 에어비앤비는 100명이나
구글, 방어 역부족…트위터 등도 표적
올해 기술 부회장·작년 12명 이상 영입
‘숙박 공유’ 에어비앤비는 100명이나
구글, 방어 역부족…트위터 등도 표적
미국 실리콘밸리의 떠오르는 신생 기업들이 엄청난 보상을 미끼로 ‘인재 사냥’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표적이 된 구글 등 거대 인터넷 기업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인재 사냥에 가장 공격적인 곳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가 넘는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을 일컫는 ‘유니콘’들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로 유명한 ‘우버’나 숙박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는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이다. ‘유니콘’은 전설 속의 외뿔 짐승인 유니콘만큼이나 큰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을 찾기가 어렵다는 뜻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이미 기업 가치가 500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거대 유니콘이 된 우버는 구글의 인재들에 특히 눈독을 들여왔다. 우버 입장에선 ‘택시’ 사업에 지도서비스 기술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자체적인 지도 제작 연구 개발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구글 맵’으로 유명한 구글의 이 부문 인재들을 공략해온 것이다.
이런 전략에 따라 우버는 지난 6월 구글의 기술 담당 부회장인 브라이언 매클렌던을 영입해 연구소장직을 맡겼다. 또 지난해에는 적어도 12명 이상의 지도 제작 기술인력을 구글에서 데려왔다. 에어비앤비 역시 구글에서 무려 100명의 인력을 빼내왔다.
유니콘들이 기술인력만 빼내는 것은 아니다. 유기농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구글의 구내식당이 ‘고급 음식점 못지 않다’는 평판이 알려지자,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각각 1명씩 전문 요리사들까지 ‘모셔’ 왔다.
아울러 구글뿐 아니라, 한때 인터넷 기업의 총아로 각광받던 트위터나 생활정보 검색서비스 업체인 옐프도 최근 주가가 떨어지면서 유니콘들의 인재 사냥 표적이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구글에서 5년간을 일한 뒤 최근 모바일 게임 신생기업으로 옮긴 로드리고 이핀체(28)는 “지금은 (인력 시장이) 구직자 위주의 시장”이라며 “내가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이직하는 게 아주 쉽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에 근무할 때 채용 알선 전문가들한테 하루에도 1∼2통씩 이직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유니콘들이 인재를 사냥하는 방식은 아주 간단하다. 기업 가치가 수직 상승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주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가 이뤄지면 직원들은 엄청난 돈을 챙길 수 있다. 아울러 큰 기업들보다 일처리 속도가 빠르고 순발력이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기술인력 채용 알선업체 ‘데이브 파트너스’의 창업자인 데이브 카르바잘은 “젊은 기술 인력들을 들뜨게 만드는 것은 고속 성장과 빠른 일처리”라고 잘라 말했다.
구글은 이직을 하려는 직원들에게 역제안을 하거나 고위급 임원의 경우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일대일 면담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구글같은 거대 기업들이 채용 알선 전문가들의 은밀하고 날렵한 공격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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