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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자동차산업 ‘델파이 후폭풍’

등록 2005-10-10 18:29

협력업체 ‘도미노 지각변동’ 우려
“아시아 부품업체엔 기회” 분석도
미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델파이가 8일 파산보호신청을 냄에 따라 미 자동차산업 전반의 도미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10일 “주요 완성차업체의 누적된 경영난이 최대 부품업체의 파산까지 이어졌다”며 “100년 호황을 누려온 미 자동차산업과 종사자들이 최대 시련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델파이의 미국 내 31개 공장과 500여개 협력업체 상당수가 문을 닫고, 소속 노동자 5만여명과 협력업체 직원들의 대량 감원 및 실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버트 밀러 회장은 “이른 시일에 구조조정을 단행해 2007년 중반까지 회생 전략을 짜겠다”고 말했다.

델파이는 이미 자동차노조(UAW)쪽에 시간당 임금을 10~12달러로 지금보다 50% 이상 낮추고, 의료보험 혜택과 휴가일수를 대폭 줄이는 교섭안을 내놓은 상태다. 델파이는 1999년 제너럴모터스(GM)에서 분사하면서 지엠 수준의 임금(시간당 27달러)과 퇴직연금을 약속한 것이 경영난의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지엠은 델파이가 2007년 중순 이전에 파산하면 은퇴자들의 의료·연금을 책임져야하는 옵션 부담도 지고 있다.

파산신청 법정대리인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연금혜택 감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노조는 “또다시 시간급 근로자와 엔지니어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돌보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의 자동차 부품업체들한테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구조조정 전문가 제임스 맥테비아는 <에이피(AP)통신>에 “더 값싼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압력이 커질수록 아시아 등 저임금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델파이는 연간 매출이 280억달러에 이르며, 전세계에 42개 합작사와 172개 공장을 갖고 있다. 지난해 48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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