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멕시코 이민자는 강간범” 막말
NBC, 트럼프와 관계단절 선언
‘미스 USA’ 대회 등 중계 보이콧도
NBC, 트럼프와 관계단절 선언
‘미스 USA’ 대회 등 중계 보이콧도
이달 중순 대선 출마 선언 과정에서 멕시코 이민자를 ‘강간범’ 등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내놓아 논란을 일으킨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미국 <엔비시>(NBC) 방송한테 ‘해고’를 당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는 방송사를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엔비시>는 29일 발표문을 통해 트럼프와 공동운영하고 있는 ‘미스 유에스에이’(USA)와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를 더이상 중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비시>는 트럼프와의 사업적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한 이유와 관련해 ‘이민자에 관한 그의 경멸적 발언’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6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이민자들이 마약과 범죄를 들여오고 있다. 그들은 강간범”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만리장성’을 쌓아야 하며, 멕시코가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미국 내 히스패닉이 반발한 것은 물론, 멕시코 내무장관까지 나서 “(그의 발언은) 해롭고 터무니없다”며 비판했다. <엔비시>의 관계 단절 선언은 그에 대한 이런 안팎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시>는 트럼프에겐 지금의 명성을 만들어 준 ‘친정’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는 대선 출마 선언 직전까지 이 방송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티브쇼인 ‘어프렌티스’(견습생)를 진행하면서 “당신은 해고됐어”라는 말을 유행시키는 등 높은 인지도를 쌓아왔다. 트럼프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의 방송 중지 등과 관련해) 계약 위반 여부를 법정에서 가릴 것”이라고 밝혀, <엔비시>를 고소할 예정임을 시사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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