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르 차르나예프
2년간 재판서 “무죄” 사과 안해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압력솥’으로 테러를 저지른 조하르 차르나예프(21)가 24일 법정에서 2년여 만의 침묵을 깨고 피해자들에게 처음으로 사과했다. 법원은 이날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뉴욕 타임스> 등은 이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지방법원에서 열린 보스턴 테러 1심 선고 공판에서 차르나예프가 “나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 내가 야기한 고통, 내가 저지른 돌이킬 수 없는 피해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차르나예프는 지난 2년여 동안 진행된 재판에서 자신은 무죄라고 여기고, 공개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한 적이 없어, 이날 사과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4~5분 동안 진행한 최후 진술에서 “나는 유죄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희생자와 피해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알라에게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진술은 3시간여에 걸친 20여명의 생존자와 희생 가족들의 증언에 뒤이어 이루어졌다.
차르나예프가 진술을 마친 뒤 조지 오툴레 판사는 “(그가)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 일부러 범행했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이에 앞서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도 지난달 15일 만장일치로 그에게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오툴레 판사는 선고에 앞서 ‘인간이 저지른 악은 사후에도 남지만, 선은 종종 뼈와 함께 묻힌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하면서 “조하르 차르나예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 다치게 한 그의 행동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임을 비유한 것이다. 오툴레 판사가 사형을 선고하자, 그는 고개를 떨구고 양손을 문질렀다.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사건은 자동으로 항소되기 때문에, 차르나예프는 앞으로 몇년 동안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된다. 그는 인디애나주에 있는 사형수 감옥으로 이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