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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멕시코 마약갱단, 군헬기 로켓 공격…당국 “전면전”

등록 2015-05-05 19:56수정 2015-05-05 19:56

할리스코 신흥조직 두목 검거전서
헬기 피격 비상착륙…군인 6명 사망
당국 “멕시코주 모든 치안병력 투입”
멕시코의 신흥 마약조직이 로켓 추진포로 군 헬기까지 공격하는 지경에 이르자 멕시코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멕시코 마약 단속 당국은 전면적인 소탕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멕시코 치안위원회의 몬테 알레한드로 루비도 위원장은 4일 멕시코 최대 방송국 <텔레비사>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주의 전 치안병력을 할리스코 주에 투입할 것이며, 곧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일 멕시코 중서부 할리스코 주의 주도인 과달라하라에서 마약 수송차를 추격하던 군 헬기가 로켓 추진 유탄발사기(RPG)에 피격돼 군인 6명이 숨졌다. 이 헬기에는 18명이 타고 있었으며, 격추되지는 않았으나 비상착륙을 해야 했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이날 과달라하라에서는 마약조직 합동 체포작전에 나선 군경과 마약 카르텔 사이에 격렬한 교전이 벌어져, 헬기 피격 사망자 말고도 최소 15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으며 은행 11곳과 주유소 5곳이 불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치안군은 이날 마약조직원 19명을 체포했으나 두목급은 없었다고 치안위원회는 밝혔다.

멕시코 연방 치안군은 최근 할리스코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신흥 마약조직 ‘누에바 헤네라시온 할리스코’(신세대 할리스코)의 두목을 검거하기 위한 작전을 벌이고 있었다. 누에바 헤네라시온은 2010년 ‘시날로아’라는 마약갱단의 두목이 검거되자 이 조직에서 독립한 뒤 불과 5년새 멕시코 마약전쟁의 최대 상대가 될 만큼 덩치를 불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멕시코 마약 갱단들은 주로 자동소총과 수류탄 등 개인화기로 무장하고 정부 당국의 ‘마약과의 전쟁’에 저항해왔다. 또 라이벌 마약조직끼리의 세력 싸움에서 로켓 추진 유탄발사기를 사용한 적은 있지만, 군 헬기까지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멕시코 당국이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는 이유다. 루비도 위원장은 “이 조직은 상당한 화력을 갖춘 범죄집단으로, (이번 사건은) 의심할 바 없이 특별하게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2007년 본격적인 ‘마약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마약 갱단과 군경, 민간인 등 10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4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중화기로 무장한 마약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미국의 공격용 헬기 ‘UH-60M 블랙호크’ 18대를 들여오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맞서 갱단들이 대공화기를 갖추고 군 헬기를 실제로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멕시코 당국의 마약 단속은 더욱 험난한 상태로 접어들었다.

멕시코 치안전문가 에두아르도 게레로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정부는 한번에 하나의 대형 조직을 공격하는 능력 밖에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젠 누에보 헤네라시온 카르텔이 그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결국엔 이 전쟁에서 승리하겠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평화가 찾아오진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최대 과제는 대형 마약조직이 분쇄된 뒤 잘게 쪼개진 소형 조직들의 폭력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말 멕시코 연방 하원은 멕시코에서 연간 1500만정의 불법 무기가 밀매되고 있으며 그 중 80%가 북동부 접경지역인 미국 텍사스주로부터 넘어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낸 적 있다. 이 보고서는 밀매된 무기의 대부분은 마약 갱단 등 범죄조직에 넘어가고 있으며, 무기류 가운데 대전차 로켓이나 유탄 발사기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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