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출마 선언
힐러리에 “과거의 지도자”
같은 지역 젭 부시가 첫 관문
힐러리에 “과거의 지도자”
같은 지역 젭 부시가 첫 관문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 미국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2016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루비오 의원은 13일 후원자들과 전화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수호할 독특한 자격이 있다고 느낀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특히, 루비오 의원은 “이번 대선은 과거와 미래 사이의 선택이라고 본다”고 강조한 뒤,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과거의 지도자”라고 부르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로써 지금까지 공화당 안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는 루비오 의원을 포함해 테드 크루즈(텍사스),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 등 모두 세 명이 됐다. 공교롭게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예비후보 3명은 모두 2010년과 2012년 극우 성향의 보수주의 풀뿌리 세력인 ‘티파티’ 바람에 힘입어 상원에 들어간 인물들이다.
대권에 도전하는 루비오 의원의 첫번째 관문은 공화당에서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전 주지사는 루비오의 ‘정치적 멘토’이자, 지역 지지기반도 플로리다로 겹친다.
두번째로 넘어야 할 관문은 경험 부족과 젊은 나이다. 루비오 의원은 변호사를 거쳐 플로리다주 하원의장을 지낸 뒤 곧바로 연방 상원의원으로 입성해 정치적 경륜이 부족하다. 올해 43살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7년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의 45살보다 더 젊다. 본선에선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지만, 공화당 유권자들이 보수적인 점을 감안하면 당내 경선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티파티와의 관계 설정도 루비오 의원한테는 어려운 숙제다.
루비오 의원은 불법 이민자들에게도 좀더 쉽게 시민권을 줄 수 있도록 한 이민법 개혁을 주도하다 자신의 지지층인 티파티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은 뒤 결국 입장을 바꿨다. 이는 향후 히스패닉 표심 공략에 치명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고정 지지층과 외연 확장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셈이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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