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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케어 가입한 오바마케어 저격수

등록 2015-03-25 19:53수정 2015-03-25 22:19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미 공화 대선출마 선언 크루즈
아내 휴직에 보험 중단돼
“모든 법률은 준수해야”
폐지 운동은 계속할 것 공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인 이른바 ‘오바마케어’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45·사진) 상원의원이 오바마케어의 혜택을 받게 됐다. 크루즈 의원은 이처럼 잇속을 챙기면서도 오바마케어 폐지 활동은 멈추지 않겠다고 큰소리쳤다. 공화당 안에서도 강경 보수세력인 ‘티파티’ 성향의 크루즈 의원은 최근 민주·공화를 통털어 2016년 대선 출마를 가장 먼저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크루즈 의원은 24일(현지시각) <시엔엔>(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건강보험에 들어야 한다. 상원의원에게 제공되는 건강보험 프로그램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원들이나 의회 직원들에게만 제공하는 정부 지원금도 받을 예정이냐는 질문에 “법률 문구에 따를 것”이라고 밝혀, 정부 지원금도 챙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일부 의원들은 특별대우를 받지 않겠다며,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것은 사양해왔다. 크루즈 의원은 인터뷰 뒤 논란을 의식한 듯 대변인을 통해 정부 보조금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크루즈 의원은 지난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오바마케어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졌다. 그동안은 아내 하이디가 골드만삭스의 임원으로 근무한 덕분에 민간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하이디가 남편의 대선 출마에 맞춰 무급휴직 신청서를 내면서 오바마케어 이외에는 더이상 비빌 언덕이 없어진 것이다.

크루즈 의원은 2013년 상원에서 21시간19분 동안 오바마케어 반대 연설을 하는 등 대표적인 ‘오바마케어 저격수’로 활동해왔다. 공화당의 극렬한 오바마케어 반대로 2013년엔 미국 연방정부 업무가 16일간 부분정지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전력에 비춰 오바마케어에 가입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에 크루즈 의원은 “내가 동의하지 않는 법률일지라도 모든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해나갔다. 그는 또 “오바마케어는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없앴고, 앞으로도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며 오바마케어 폐지 운동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크루즈 의원이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대선 후보로서의 그의 자질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잡지 <네이션>은 크루즈 의원이 출마 선언에 앞서 ‘진실의 시간’이란 제목의 비디오를 공개했지만, 그의 과감한 거짓말들이 짐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예를 들어, 크루즈 의원은 보수세력 결집체인 ‘보수주의 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민주당이) 종교를 바꾸지 않으면 연방정부 권력을 사용해 자선단체와 병원 문을 닫게 할 것”이라며 가톨릭 교회를 상대로 불길한 위협들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실 검증단체인 폴리티팩트는 이를 부정확하고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또 크루즈 의원은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에서 기독교인들을 나무에 못박아 죽이는 십자가형에 처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근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는 국세청에 근무하는 11만명의 ‘요원’들을 남부 멕시코와의 국경선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세청 직원들은 모두 합쳐봐야 1만4000명에 불과하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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