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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니카라과 운하 ‘농민 반발’ 뜻밖의 암초

등록 2014-10-27 20:47수정 2014-10-27 21:30

농민들 “추진땐 무장시위” 경고
좌익 산디니스타 출신도 반대
강행방침 정부와 충돌 가능성
중국계 기업이 주도하는 니카라과 대운하 건설 프로젝트가 니카라과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니카라과 야당이 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가운데 농민들은 운하 건설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무장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농민혁명에 참여했던 산디니스타 출신의 일부 원로 유격대원들마저도 산디니스타 출신인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중국 회사의 운하 건설 투자를 최종 승인하면 ‘또 한번의 혁명’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산디니스타 운동에 참여했던 엑토르 엔리케스(65)는 “우리는 모두 혁명에 참여했고 오르테가에게 투표했지만 그는 우리가 물고기를 잡고 농사를 지을 이 땅을 중국인들에게 내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때 농민반란을 이끌었던 오르테가 대통령이 농민들의 반발에 직면한 것이다. 니카라과 운하 건설 반대 진영에는 일부 농민들과 함께 과거 우익 군사정부 지지자들도 가세하면서 니카라과 정국에 파문이 일고 있다. 반대운동이 격화하면 애초 계획했던 연내 착공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반대 진영은 파나마 운하의 3배 규모로 건설될 이 운하가 인근 호수의 생태계를 파괴해 주변 주민들의 생활에 큰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운하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또 중국 기업에 큰 수익을 낼 운하의 100년 운영권을 주고, 중국 기술자가 고급 공사를 독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운하 건설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니카라과 정부는 동남부 카리브해 연안의 푼타고르다에서 니카라과 호수를 거쳐 태평양 연안의 브리토까지 278㎞에 이르는 운하를 중국 기업과 합작으로 400억달러의 예산을 들여 올해 말 착공해 2020년 이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니카라과 운하는 중국 사업가 왕징이 소유한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이 건설권과 50년 운영권을 확보했으며 운영권은 50년 더 연장될 수 있다.

니카라과 운하가 건설되면 약 15만~40만t 규모의 대형 선박이 통과할 수 있다. 현재 최대 7만9000t의 선박이 오가는 파나마 운하보다 수로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기 때문이다. 니카라과 운하는 미국의 영향권 아래 있는 파나마 운하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중남미에서 미국과 중국의 ‘운하 지정학 경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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