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덩컨 치료 병원서만 두번째
WHO “매주 감염자 1만명 될 수도”
WHO “매주 감염자 1만명 될 수도”
에볼라 환자가 치료받다 사망한 미국 병원에서 두번째 에볼라 양성 반응자가 나오면서 에볼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텍사스주 보건국은 15일 최근 에볼라로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덩컨을 치료하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의료진 1명이 추가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해당 의료진은 전날 병원에 열이 난다고 신고한 뒤 즉시 격리됐으며 예비 검사를 받았다”는 미 보건국의 설명을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에볼라 양성 반응을 보이는 의료진이 추가된 데 크게 우려하며 해당 의료진에 대해 확진 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이 병원에서 덩컨을 돌보던 간호사 니나 팸(26)이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자, 보건당국은 덩컨 치료에 관여한 의료진 전부에 대해 에볼라 감염 여부를 검사해왔다. 양성 반응을 보인 이 의료진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미국 내에서 감염된 두번째 환자가 된다.
미국에서 에볼라 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추가 에볼라 감염자 출현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내 어디든 몇 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대응팀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병원마다 에볼라 환자를 격리 치료할 시설과 장비가 충분하지 못하고,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에볼라 대처를 병원에만 맡길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다.
한편, 최근 3~4주 동안 에볼라 환자가 매주 1000명씩 발생했으며,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앞으로 2개월 안에 매주 1만명씩 신규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에볼라 대응을 책임지고 있는 브루스 에일워드 사무부총장은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현재 에볼라 감염자는 8914명, 사망자는 4447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번 주말에 감염자가 9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일워드 사무부총장은 “앞으로 60일 안에 에볼라에 대한 충분한 대응 조처가 없으면 오는 12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매주 5000~1만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엔 에볼라 긴급대응팀은 사망자의 70%를 안전하게 매장하고, 감염자의 70%를 격리·치료한다는 목표를 60일 안에 완료한다는 ‘70-70-60 계획’을 최근 수립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의 에볼라 대응 로드맵 통계를 보면 에볼라 치사율은 대략 50% 정도지만, 많은 경우 보고가 누락되고 있어 실제 치사율은 7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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