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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에볼라 비상’ 대응체계 재정비

등록 2014-10-14 20:14수정 2014-10-14 21:19

자국 간호사 감염에 공포 커져
치료절차 점검·방역체계 강화
라이베리아 활동 유엔직원 숨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스페인·미국 등 아프리카 바깥 나라에서도 잇따르면서 전세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에볼라 대응체계 재정비에 나섰다.

에볼라에 감염된 유엔 직원 1명이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13일 밤 숨졌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이 전했다. 56살 남성이며 수단인으로 알려진 이 직원은 라이베리아에서 보건 관련 업무를 하다가 에볼라에 감염돼 지난주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3일 연방정부 및 각 주 정부와 협조해 에볼라 치료와 억제 방법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치료장비와 보호장구, 환자와의 접촉과 치료 절차 등이 적절했는지, 의료진이 격리치료실을 드나들 때 방역 조처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는지 등 전반적인 대응 체계를 되짚어보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안보·보건 관계부처 대책 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및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고 에볼라 확산 저지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에선 자국 내 첫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 니나 팸이 방호복과 소독 장갑, 고글과 마스크 등 보호장구를 완벽히 착용했음에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현행 방역체계에 빈틈이 있다는 게 확인돼 우려와 두려움이 번지고 있다. 지난 8일 숨진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를 돌본 의료 종사자는 7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머스 프리든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장은 “간호사 한 명이 격리치료실에서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모른다면 다른 사람들도 역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단 한 건의 감염도 용납할 수 없는 만큼 에볼라 통제와 관련한 접근법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니나 팸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근무할 당시 에볼라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미국인 의사로부터 항체가 생긴 수혈용 혈장을 건네받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헌혈용 혈액과 팸의 감염과의 역학적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간호사연합(NUU)이 최근 미 전역 750여개 병원 2100여명의 간호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85%가 에볼라 (의심)환자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3일 “이번 에볼라 전염 사태는 현시대 최악의 보건 비상 사태이며, 자칫 ‘실패한 국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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