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 등 4명 죽게한 사건 주범
미국으로 이송중…미 법정 세울듯
체포작전 벌인 시점에 뒷말 무성
미국으로 이송중…미 법정 세울듯
체포작전 벌인 시점에 뒷말 무성
미국 국방부는 2012년 9월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미국 대사 등 4명을 숨지게 한 사건의 주범으로 보이는 아흐메드 아부 카탈라(43)를 체포해 구금 중이라고 17일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5일 군 병력이 사법 요원과 함께 카탈라를 체포해 안전이 확보된 리비아 외부 장소에 구금하고 있다. 카탈라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이번 일에 관여한 미국인들은 모두 안전하게 리비아를 떠났다”고 밝혔다. 미국은 카탈라를 미국으로 이송중이다.
카탈라는 무장단체 ‘안사르 샤리아’의 지도자급 인물로 벵가지 미국 영사관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4명의 용감한 미국인을 숨지게 한 이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 중의 하나였다. 미국인들에게 해를 가한 이들을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의지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카탈라는 미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벵가지 미국 영사관 공격 사건의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날지 주목된다.
2012년 9월11일 안사르 샤리아 소속 무장세력이 로켓포 등 중화기를 동원해 벵가지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졌다. 미국 고위급 외교관이 테러 공격에 피살되면서 미국 정계에도 큰 파장을 불렀다.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이 공격에 대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차기 대선 출마를 노리는 클린턴 전 장관한테도 가장 큰 시빗거리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출간한 회고록 <힘든 선택들>에서 벵가지 사건을 정치 쟁점화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카탈라 체포작전을 벌인 시점도 뒷말을 낳고 있다. 미국은 벵가지 사건이 일어난 직후부터 카탈라를 핵심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라크 반군이 이라크의 주요 도시들을 장악한 뒤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전격적으로 카탈라 체포작전을 진행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미 행정부는 “이라크 사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