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집권 2기 더욱 폐쇄적”
구호협조 전화연결에 몇시간
“쓴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소수 측근으로부터만 보고를 받는 조지 부시 대통령.”
조지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이 집권 2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폐쇄적이고 관료적으로 변한 게 카트니라 재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큰 원인이라고 11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신호에서 지적했다.
<타임>은 ‘거품 속에 고립된 부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정부 내의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 같지 않다”며 “오직 (소수의 측근들로 이뤄진) 한정된 통로를 통해서만 보고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런 ‘잘 검증된 보고시스템’은 평상시엔 작동하지만, 위기 때는 신속한 대처를 어렵게 한다. 한 예로, 캐서린 블랭코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뉴올리언스 참사를 협의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과 전화 연결을 하는 데 몇시간이 걸렸다.
집권 2기에 들어서면서 부시는 점점 더 ‘나쁜 소식’은 듣지 않으려 한다고 <타임>은 비판했다. 이 잡지는 부시의 신임을 받는 한 젊은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부시는 1기 때도 잘못을 지적받는 데 익숙하지 못했다”며 “요즘은 폐쇄성이 더욱 심해져 그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런 행태는 상황을 잘못 판단하게 만든다. 한 소식통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카트리나 참사가 일어난 지 나흘 뒤 부시 대통령이 (구호 캠페인을 이끌게 된) 아버지 부시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수습이 잘 될 것이라는 장밋빛 감상들만 쏟아놨다”고 전했다.
<타임>은 “부시를 신뢰하는 인사들은 그를 ‘막판 역전에 능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부시 성공의 동력이었던 고도로 중앙집권화된 정부 통제가 이번엔 그를 실패로 몰아넣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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