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뛰자 기름넣고 도망…주마다 처벌 강화
최근 휘발유 값이 크게 오르면서 미국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뒤 돈을 내지 않고 달아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 14일치가 보도했다.
<타임>은 상당수 주유소들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선불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기름 도둑’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이 때문에 각 주마다 기름 도둑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오와주는 지난달 기름값을 2차례 이상 떼어먹은 경우 30일 이내로 운전면허를 정지시킬 수 있는 법안을 만들었다. 미네소타주는 초범한테도 이와 비슷한 제재를 하도록 처벌조항을 강화했다. 위스콘신주와 밀워키주는 휘발유값 선불 시스템을 주 전역에 의무화할지 논의 중이다. 앞서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지난해 발생한 절도사건의 42%가 기름값과 관련된 것이라며, 휘발유 절도에 대한 벌금을 현재의 100달러에서 500달러로 높이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실제 미국인들의 기름값 걱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에이피통신>이 아메리카온라인(AOL)-타임워너와 공동으로 미국인 1000명을 설문조사했더니, 응답자의 64%가 ‘휘발유값이 너무 올라서 6개월 안에 가계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응답 비율은 지난 4월 조사 때의 51%에 견줘 크게 늘어난 것이다. ‘별 문제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35%였다. 주로 저소득층과 실업자, 소수 인종들이 기름값 부담을 호소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 운전자서비스업체인 트리플에이의 집계를 보면, 무연 보통 휘발유 소매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인 갤런당 평균 2.41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이맘때는 1.86달러, 지난 4월 조사때는 2.21달러였다.
김회승 기자, 연합 hon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