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샌디, 미 동부 강타
오바마, 중대 재난지역 선포
증시 120년만에 연이틀 휴장
오바마, 중대 재난지역 선포
증시 120년만에 연이틀 휴장
허리케인 ‘샌디’가 29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해 세계 금융중심지 뉴욕이 마비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0일 샌디가 강타한 뉴욕주와 뉴저지주를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돌풍과 폭우를 동반한 샌디는 이날 저녁 8시께 뉴저지주 남부 해안에 상륙한 뒤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동북부 전역에 영향을 미쳐 700만가구 이상이 정전되고, 원자력발전소가 일부 가동을 중단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뉴저지와 뉴욕,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웨스트버지니아, 코네티컷 주 등에서 샌디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소 16명에 이른다.
특히 시속 128㎞에 이르는 강풍과 높이 4m에 이르는 해일이 밀어닥쳐 허드슨강 어귀에 있는 뉴욕 중심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월가가 있는 뉴욕 맨해튼 지역은 도로가 침수되고 지하철 일부 노선에 물이 들어가 복구에 여러 날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맨해튼의 한 변전소에선 알 수 없는 원인으로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정전 사태를 일으켰다. 뉴욕증권거래소는 29일에 이어 30일에도 휴장했다. 뉴욕 증시가 기상 악화로 이틀 연속 휴장한 것은 1888년 3월 폭설 이후 120여년 만에 처음이다. 뉴욕증권거래소는 31일에는 개장할 계획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또 뉴욕에서 북쪽으로 72㎞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인디언포인트의 원자로 1기가 이날 밤 10시45분께 가동을 중단했다. 뉴저지주 세일럼 카운티의 핸콕스브리지 원전도 원자로 1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발전소 쪽은 “매뉴얼에 따라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 원전의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샌디는 대서양에서 온 열대성 폭풍과 내륙에서 서쪽으로 분 겨울 계절성 폭풍, 북극에서 남하한 찬바람까지 더해지면서 그 위력이 예상보다 컸다. 설상가상으로 만조까지 겹치면서 해일이 덮쳐 해안지방의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퍼펙트 스톰” “슈퍼스톰” “프랑켄스톰” 등으로 불리는 이번 허리케인에 따라 대선을 불과 1주일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대선운동 일정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