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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조커’ 자처한 범인, 몇달 전부터 ‘치밀한 범행’ 준비

등록 2012-07-22 21:13

경찰 “4개월간 집에 소포다량 배달”
성적우수 모범생…동기 의문스러워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영화관에서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제임스 홈스(24)가 수개월에 걸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콜로라도대 신경과학 박사과정의 의학도인데다, 4년 전 어린이 여름캠프 지도자로도 일했으며, 평소 조용하고 학구적이며 유쾌한 성격의 인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대목이다.

사건이 벌어진 오로라 지역의 댄 오츠 경찰서장은 21일 “지난 4개월 동안 다량의 소포가 홈스의 집과 학교로 배송된 사실을 파악했다”며 이는 “용의자가 어떻게 탄약과 무기를 손에 넣었는지 설명하는 실마리”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오츠 서장은 “이는 이번 범행이 계획적이고 신중하게 모의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콜로라도대에 따르면, 홈스는 박사과정 1년 만인 지난달부터 중퇴 수속을 밟고 있었으나 그 이유는 불분명하다. 홈스는 10대 때부터 친한 친구들과 카드, 비디오게임, 영화 등을 즐기며 평범한 시기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만화가 원작인 <배트맨> 영화에도 심취했다.

홈스와 고등학교 때부터 단짝 친구인 리치 두옹은 21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그는 고등학교 이후로 바뀐 게 없이 그 모습 그대로였다. 우린 그를 ‘지미 제임스’(영국의 코미디언)라고 부르며 웃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홈스를 함께 알고 있는 친구조차 그에 대해 특별한 점을 알지 못한다. 홈스는 그저 수업에 출석했고 시험을 보면 항상 A학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홈스를 조사중인 경찰 당국은 홈스가 범행 당시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고 배트맨 만화에 등장하는 악당인 ‘조커’를 자처했으나, 그의 과거에서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 만한 이유가 거의 떠오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현지 경찰은 21일 홈스가 자택에 설치해둔 30여개의 부비트랩(매설폭발물)을 모두 해체하고 가택수색을 벌였다. 홈스는 영장심사 등을 위해 23일 법정에 처음 출석할 예정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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