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워싱턴과 가까운 버지니아주 클리프턴의 센터빌고등학교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고 있다.
버지니아 선거캠페인 현장을 가다
입장권 지닌 2천명만 참여 가능
오후 4시 입장인데 새벽부터 줄
“모두를 위한 경제” 연설에 연호
롬니 지지자들 “이젠 그만” 시위
입장권 지닌 2천명만 참여 가능
오후 4시 입장인데 새벽부터 줄
“모두를 위한 경제” 연설에 연호
롬니 지지자들 “이젠 그만” 시위
“이젠 그만.”(No more years) “4년 더.”(Four more years)
14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클리프턴의 센터빌고등학교 앞.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지지자와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지자들이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행사가 열린 이곳에 롬니 지지자들은 버스를 대절하고 몰려와 ‘악몽의 오바마케어’, ‘오바마는 단임 대통령’ 등을 쓴 팻말을 들고 “롬니”를 외쳤다. 이에 맞서 행사장에 들어가려고 줄서서 기다리던 오바마 지지자들이 ‘반격’을 하면서 마치 대학농구 시합 응원전 같은 분위기가 펼쳐진 것이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 선거 캠페인 공식행사는 오후 4시였지만, 열성 지지자들은 새벽부터 줄을 섰다. 입장이 시작된 오후 2시께에는 이미 길다랗게 늘어선 줄이 수백m까지 이어졌다. 선거 캠페인 행사는 입장권을 지닌 1500~2000여명의 제한된 인원만 참석시킨다. 입장권은 지지단체 및 민주당 의원들을 통해 배포돼 참석자들은 대부분 열성 지지자들이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따가운 햇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몇 시간씩 줄을 서 오바마를 기다렸다.
반바지에 샌들 차림의 폴 패튼(55)은 “남의 잔치집에 와 행패를 부리는 롬니 지지단이 무례하지만, 이게 정치”라며 여유를 보였다. 국무부 직원으로 레바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근무했다는 그는 오바마 얼굴이 새겨진 빛바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오늘 휴가”라며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게 무슨 문제냐?”고 되물었다. 방송사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 그는 카메라 앞에서 짧은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 입장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공화당 비판과 오바마 지지 이유를 나누며, 오랜 친구처럼 수다를 떨었다.
2시간을 기다려 건물 앞 검색대를 거쳐 행사장 안에 들어갔다. 강당 안은 백인, 흑인, 아시아인, 그리고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계층이 모두 하나가 되어 있었다. 30분 뒤, 흰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팔을 걷어붙인 오바마가 뜨거운 박수 세례 속에 연단에 나섰다. 오바마의 인사말이 안 들릴 정도로 ‘오바마’ 연호가 물결쳤다. 유명 팝스타 공연을 보는 듯했다. 오바마는 차분히 의보개혁, 이민개혁, 경기활성화, 이라크 철수 등 지난 4년간의 업적을 소개하며 끝나지 않은 ‘개혁’을 위해 재선을 강조했다.
오바마는 “우리 모두를 위해 작동하는 경제가 필요하지, 소수를 위한 경제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며 “더이상 톱다운 경제는 없다. 중산층이 불어나는 경제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해 공화당의 정책을 공격했다.
연설 말미에 오바마는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완벽한 대통령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매일매일 순간순간 싸워왔다”며 “나를 아직 믿는다면, 우리가 2008년에 시작한 일을 끝내기 위해 일어서 싸워달라”고 말했다. 오바마의 마지막 말에 강당 안은 손가락 4개를 펴들고 “4년 더”를 외치는 연호가 끝없이 이어졌다. 뜨거운 여름 바깥에서 2시간, 실내에서 1시간을 기다려 오바마의 30분 연설을 듣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환했다.
클리프턴(버지니아주)/글·사진 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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