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친환경 녹색 인증 탈퇴
친환경 인증을 놓고 세계 최대의 인터넷기업인 애플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부가 격돌했다.
최근 애플은 미국 비영리기구인 ‘전자제품 환경보호 평가’(EPEAT) 프로그램이 부여하는 ‘녹색 인증’을 더이상 취득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샌프란시스코 시정부가 애플이 생산하는 모든 컴퓨터의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샌프란시스코는 애플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의 바로 옆에 있으며,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나 세계개발자회의가 열리는 상징적 도시다.
샌프란시스코시 환경국의 고위 관리들은 2주 전께 애플에 편지를 보내, 시 산하 50개 행정기구와 사업소들이 더 이상 시 예산으로 애플 제품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행하는 <시아이오(CIO) 저널>이 9일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시의 이런 조처는 애플이 자발적 녹색인증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직후에 나온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2010년 기준으로 애플사로부터 4만5579달러(약 5200만원) 어치의 컴퓨터 제품들을 구매했다. 구매 규모는 별로 크지 않지만 상징적 제재로서의 의미가 크다.
애플은 애초 ‘전자제품 환경보호 인증’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맥북프로, 맥북에어 등이 모두 이 기구의 녹색 인증을 받았고 아이맥은 골드 등급까지 획득했다. 그런 애플이 갑자기 이 프로그램 참여와 지원을 중단키로 한 것은 아이폰,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새 맥북프로 등의 신제품들이 그 특성상 이 기구의 녹색인증 기준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전자제품 환경보호의 핵심 기준은 전자제품이 분해되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지고 부품도 재활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플 신제품들의 부품과 조립 방식으론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애플은 자사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변형 표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시의 멜라니 너터 환경국장은 “애플이 친환경평가 프로그램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은 실망스럽다”며 “시 당국의 애플 제품 구매 중단이 애플사가 탈퇴 결정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이 자사의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다는 게 현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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