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0만달러 지원해 오바마의 8배
일부 민주 지지자들까지 등돌려
‘월가 개혁’ 현 정부에 불만 표출
일부 민주 지지자들까지 등돌려
‘월가 개혁’ 현 정부에 불만 표출
‘월스트리트’로 총칭되는 미국 금융권의 정치자금이 올해 대선을 앞두고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13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자 진영의 선거자금 모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롬니와 그를 지지하는 단체인 슈퍼팩(정치행동위원회)이 금융산업 기부자들로부터 3710만달러를 모은 것으로 집계돼 오바마(480만달러) 쪽에 비해 8배 더 자금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2008년 대선 때 오바마에게 모두 21만3700달러를 기부했던 19명의 거액 기부자가 이번에는 롬니 쪽에만 4월 말까지 480만달러를 지원하고 오바마 쪽에는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시카고에 본부를 둔 헤지펀드 시터델의 창업자인 켄 그리핀은 “오바마가 ‘계급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며 롬니 쪽 슈퍼팩인 ‘미래를 복구하라’에 11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리핀은 지난 대선에는 오바마에게 5만~10만달러를 모금했다.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의 투자자인 폴 파이어맨과 로버트 베이어도 지난 대선에는 오바마에게 각각 3만달러 이상을 건넸으나, 이번에는 롬니 쪽에만 각각 25만달러와 10만달러를 기부했다.
월가는 전통적으로 미 정치권의 ‘돈줄’이었다. 월가는 대체로 공화당 후보를 더 지지하지만, 당선 가능성 높은 민주당 후보에게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정치자금을 통해 워싱턴과 연결고리를 맺어왔다. 지난 대선에는 오바마의 당선 가능성이 높자 월가의 정치자금이 오바마에게 집중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골드만삭스가 99만4000달러, 제이피모건 41만달러, 리먼브러더스 36만달러 등 경쟁자인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보다 2~3배 더 많은 정치자금을 오바마에게 몰아줬다. 월가의 전폭적 지원으로 지난 대선 때 오바마는 7억710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끌어모아 2억3900만달러에 그친 매케인 후보를 ‘돈’에서 압도했다.
그런데 4년만에 월가가 이처럼 싸늘하게 바뀐 것이다. 이는 월가가 롬니의 당선 가능성에 베팅했다기보다는 오바마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는 대통령 당선 뒤, 여러차례 월가 개혁 칼날을 빼들었고, 월가를 향해 ‘살찐 고양이’라는 비난도 서슴치 않았다. 또 현재 금융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도드-프랭크법’ 추진에 대해서도 월가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맨해튼의 헤지펀드 매니저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대통령에 대한 (월가의) 불만이 너무 커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를 포함해 ‘큰 손’들이 점점 롬니에게 줄을 댄다”고 평가했다. 오바마의 대변인인 벤 라볼트는 “대통령은 금융위기를 막고 중산층을 보호하려고 월가 개혁에 애쓰는 동안 롬니는 월가 호주머니에 들어가 이들이 다시 자기 멋대로 법규를 만들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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