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부부 초상화 제막식
부시는 유머로 좌중 웃겨
부시는 유머로 좌중 웃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만났다.
부시 전 대통령 부부의 공식 초상화 제막식을 계기로 한 이날 만남에서 두 전·현직 대통령은 정치를 떠나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는 훈훈한 장면을 보여줬다. 전직 대통령의 초상화를 내걸고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초청하는 것은 백악관의 전통이다.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 부시 전 대통령과 부인 로라 부시, 두 딸, 그리고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부인 바버라 부시 등이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모두는 9·11 테러 이후 손에 확성기를 들고 무너진 벽돌더미에 올라서서 국민들에게 강인함과 단호함을 호소하던 부시 대통령의 모습을 언제까지나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며 부시 전 대통령을 칭송했다. 틈날 때마다 현 경제위기의 책임은 부시 행정부에 있다고 지적하던 것과 비교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 책상에서 고독한 결단의 순간을 공유했던 전직 대통령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며 “우리들은 정치적 차이가 있지만, 대통령직은 그 차이를 초월한다. 우리 모두는 이 나라를 사랑하며, 이 나라가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부시 전 대통령은 정치적 발언은 일절 삼간 채 재치 넘치는 유머로 좌중을 즐겁게 했다. 그는 부인 로라에 대해 언급하면서 “역대 최고의 대통령 부인”이라고 말한 뒤, 곧바로 역시 대통령 부인이었던 어머니 바버라 부시를 바라보며 “엄마, 미안해요”라고 덧붙여 폭소를 이끌어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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