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다이먼(56)
업계 1위로 키운 장본인
투자실패 20억달러 손실
의회 “월가개혁 청문회 열것”
투자실패 20억달러 손실
의회 “월가개혁 청문회 열것”
최근 미국 최대 투자은행 제이피모건체이스의 20억달러에 달하는 파생상품 투자손실은 ‘월가의 대변인’이라 불리던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56·사진)의 인생 또한 최대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다이먼은 월가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맨하튼 외곽에 있는 ‘커머셜 크레딧’이라는 소형 금융기관에서 출발한 그는 1998년 합병으로 새로 출범한 시티그룹의 주역이 됐다. 2000년 파산 직전의 시카고 지역은행인 ‘뱅크원’을 3년 만에 정상화시켰고, 2006년에는 제이피모건 회장으로 부임했다.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는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오기 전에 서브프라임 자산을 상각하고 자본을 확충해 금융위기 이후 베어스턴스, 워싱턴 뮤츄얼을 헐값에 인수했다. 지난해 제이피모건을 미국 제1의 은행(자산 기준)으로 키워낸 것도 다이먼이다. 다이먼은 지난해 2300만달러(약 259억원)를 받아 월가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다이먼은 ‘금융위기의 승자’, ‘위기관리의 귀재’라는 칭송을 들었고, 월가에선 제이피모건을 ‘다이먼의 왕국’이라고 부를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그는 월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등 월가를 대표해 정부와 맞서기도 했다.
다이먼은 15일 제이피모건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보수에 대해 승인을 얻어서,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게는 됐다. 이나 드루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번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으로 14일 사임이 결정됐는데, 미국 언론들은 제이피모건이 ‘다이먼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여 일단 급한 불을 진화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투자실패를 규제 강화 등 월가 개혁의 기회로 삼으려는 태세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에이비시>(ABC) 인터뷰에서 “제이피모건은 가장 튼실한 은행이고 제이미 다이먼은 가장 똑똑한 은행가임에도 20억달러 손실을 봤다”며 “이것이 월스트리트 개혁법안을 통과시킨 이유”라고 말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번 투자손실을 계기로 월가 개혁을 위한 청문회를 곧 개최할 예정이며, 증권거래위원회는 제이피모건이 파생상품 투자 과정에서 규정을 준수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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