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라덴.
“한국 내 미국 목표물 공격 가능”
미 제외한 ‘테러 대상’ 유일 언급
미 제외한 ‘테러 대상’ 유일 언급
9·11 테러를 기획한 오사마 빈라덴이 한국에 있는 미군 시설 공격을 검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5월 미군 특수부대가 파키스탄의 은신처를 급습해 빈라덴을 사살한 뒤 입수한 편지가 공개되면서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당시 빈라덴의 안가에서 입수한 6000여점의 문건 중 17건의 아랍어 원문과 영어 번역문을 3일 미국 육군사관학교 내 테러방지센터(CTC)의 인터넷 누리집에 공개했다. 2006년 9월부터 피살 직전인 2011년 4월까지 5년 새 쓰인 것들이다.
빈라덴은 꼭 2년 전인 2010년 5월 당시 알카에다 2인자였던 샤이크 마무드(일명 아티야 압둘라흐만)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조직의 신뢰 회복 방안과 지하드 전략 구상을 밝힌 이 편지에서 빈라덴은 “미국 본토 공격에서 우리 능력을 넘어서거나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경우, 한국과 같은 비이슬람 국가들에 있는 미국의 중요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 대목은 아랍어로 49쪽 분량에 이르는 방대한 글의 한 단락일 뿐이다. 그러나 빈라덴은 이슬람 국가 내 미국 시설 등을 공격할 경우 무슬림이 희생당할 것을 우려해 비이슬람 국가에서의 공격을 제안하면서, 한국만을 구체적으로 유일하게 언급했다.
또 그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당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암살을 지시하며 그 이유도 설명했다. 편지에는 “오바마가 우두머리이며, 바이든이 잔여임기를 자동 승계하게 되지만 그는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으므로 미국은 위기에 빠질 것이다”라고 돼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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