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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광우병, 1년에 4만 마리만 검사…
“감염소 테스트 안받았다면…”

등록 2012-04-25 20:47수정 2012-04-26 08:34

미국산 소 광우병 발생
광우병 소 어떻게 발견됐나
업체 “무작위 조사서 나와”
미 정부 “미 식품 매우 안전” 선전
한·일 등 수입중단 우려
미국 농무부는 24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자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쇠고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즉각적인 진화에 나섰다. 미국은 발빠른 대응에도 6년 만에 발견된 광우병 파장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특히 수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어떻게 발견했나?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암소는 캘리포니아 중부 한 목장의 30개월 이상 된 젖소로 지난 18일 도축된 뒤 캘리포니아주 핸퍼드의 육류가공공장으로 보내졌다. 이 공장은 애완동물 사료나 화장품, 비누, 페인트를 만드는 업체로 알려졌다. 이 젖소는 이곳에서 샘플 테스트 대상으로 채택돼 검사를 한 결과, 24일 광우병 발병 사실이 드러났다. 미 당국은 소의 발병은 유전적인 돌발요인으로 보이며, 1990년대 초반 유럽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례처럼 사료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소는 우유를 생산하던 소로, 식용으로 유통되지 않았으며, 광우병은 우유를 먹는다고 발병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일 문제의 암소가 샘플로 채택되지 않았다면 동물 사료로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현재 고위험군 소에 대해 매년 4만마리씩 광우병 샘플 검사를 하고 있다. 이번에 광우병에 걸린 소를 도축한 ‘베이커 코모디티스’ 부사장인 데니스 러키는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이번에 발견된 감염 소는 농무부 무작위 조사에서 나온 것”이라며 “감염된 소가 테스트를 안 거쳤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뉴욕의 소비자단체인 ‘뉴요커스’의 과학자인 마이클 핸슨도 “농무부가 대중의 건강을 대상으로 러시안룰렛 게임을 하고 있다”며 광우병 검사 표본을 늘릴 것을 주장했다.

■ 미국 정부, 전광석화 대응 미국 정부는 발빠르게 대응했다. 농무부의 존 클리퍼드 수석 수의학 담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식품은 매우 안전하며 식품 감시 시스템 역시 탄탄하다”며 “우리가 이번 사례를 발견해낼 수 있었던 것도 감시가 철저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톰 빌색 농무부 장관은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나는 오늘 저녁식사로 쇠고기를 먹겠다”고 말하며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없애려 애썼다.

미국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수출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일본, 한국과 같은 대규모 미국산 쇠고기 수입 국가가 일시적 중단을 선언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2003년 첫 광우병 발생 이후 쇠고기 수출액이 30억달러나 줄어들었고, 이를 회복하는 데만 8년이 걸렸다.

특히 최근 미국은 일본, 한국, 대만 등과 쇠고기 수입 추가개방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중이었다. 미 농무부는 각국 미 대사관에 있는 무역담당관과 수의학 담당관들을 통해 해당국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이번 사태를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다. 이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최대 수입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는 쇠고기 수입중단 조처를 내리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끌어내기도 했다.

미국 농무부 존 클리퍼드 수의학 담당관이 24일(현지시각)  미국에서 네번째로 광우병 발병 사례가 확인됐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미 농무부 제공
미국 농무부 존 클리퍼드 수의학 담당관이 24일(현지시각) 미국에서 네번째로 광우병 발병 사례가 확인됐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미 농무부 제공
■ 미국 업계 반응 미 축산업계 관계자들도 이번 사건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수출시장에 끼칠 영향을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조 슐레 미국육류수출협회 대변인은 “이번 발견이 (미 육우의) 수출시장에 대한 접근 수준을 낮출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미 농업 시장조사업체인 앨런데일의 리치 넬슨 이사는 “미국이 30개월 이하 쇠고기만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세계보건기구 기준을 보면 30개월 이하 소에서는 광우병이 잘 안 걸린다. (쇠고기 소비가) 단기적으론 떨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론 의미있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길윤형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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