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범 고수남씨>
‘오이코스대 총기난사’ 원인은
경찰 “분노 조절 문제”…학교 쫓겨나자 감정통제 안돼
학교 쪽 “영어 서툰사람 많아”…피해의식 탓 가능성도
경찰 “분노 조절 문제”…학교 쫓겨나자 감정통제 안돼
학교 쪽 “영어 서툰사람 많아”…피해의식 탓 가능성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이코스 신학대학 총기난사 사건을 수사중인 오클랜드 경찰은 3일 범인 고수남(43·사진)씨의 범행동기에 대해 “영어가 서툰 고씨를 따돌린 급우들에게 화가 나, 학교에 복수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희생자들 중 고씨를 괴롭힌 학생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고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오이코스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학 특성상 미국 온 지 얼마 안 된 이민자들이 많아 영어가 서툰 학생들이 절반 이상”이라며 “영어가 서툴다고 왕따를 당했다는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워드 조단 오클랜드 경찰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씨는 ‘분노 조절’에 문제를 지녀 학교에서 쫓겨났다”고 밝혔다. 고씨는 지난해 11월 학교를 떠난 이후, 학교 쪽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이 과정에서 학교 여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면서 분노를 쌓아갔던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평소 말이 없고 착실하지만, 불안정하고 피해망상 증세가 있으며, 화가 나면 제어를 못하는 성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고씨가 20대 초반 여학생들이 많은 학급 동료들로부터 뚜렷한 ‘왕따’ 행위를 당했다기 보다는 본인의 피해의식이 이런 참극을 불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경찰은 또 고씨가 최근 심각한 재정압박에 시달린 것과 이번 범행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고씨는 카드, 집세, 세금 등 모두 수만달러에 이르는 연체가 쌓여 빚 독촉을 받고 있었다. 1968년 한국태생인 고씨는 1987년 미국으로 이민 와 버지니아주에서 주로 살았으나, 지금까지 뚜렷한 직업을 갖지 못했다. 또 오래전 결혼해 전 부인과의 사이에 9살 난 딸도 있으나, 결혼 1년 만에 이혼한 뒤 줄곧 혼자 살았다. 지난 2000년 시민권을 얻긴 했으나, 다 자란 이후 미국에 와 영어구사가 자유롭지 않았고, 이때문에 간호학과 수업을 따라가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경찰에서 “(학교 안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려 했다”고 말해 범행 당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한 교실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옆 교실로 이동했으나 문이 잠겨 있었고, 누군가가 경찰에 전화하는 소리를 듣고 도망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고씨가 6주 전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합법적으로 권총을 구입한 것으로 미뤄 꽤 오래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고원일’로 알려졌던 용의자의 한국 이름이 ‘고수남’인 것으로 최종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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