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흑인소년 재현…“후드티 입었다고 다 깡패인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17) 피살 사건 파문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미국 연방 하원 회의장에 한 의원이 후드티(모자가 달린 티셔츠)를 입고 연단에 오르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리노이주 출신의 흑인 의원인 바비 러시 의원(민주당)은 28일 마틴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히겠다며 연단에 올라선 뒤, 사건 당시 마틴의 모습을 재현하겠다며 후드를 덮어쓰고 선글라스를 쓴 채 “이 젊은이는 피부 색깔 때문에 총격의 타깃이 됐다”며 “(흑인 청소년들이 많이 입는) 후드티를 입었다고 모두 깡패(hoodlum)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러시 의원은 20대 때 불법무기 소지죄로 6개월간 복역했으나, 이후 대학에 진학해 정치학을 전공하고 1992년에는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2000년 연방 하원의원 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꺾기도 했다. 그는 1999년 총기 사고로 아들을 잃어 총기 폭력 희생자를 변호해왔다.
이날 러시 의원은 회의를 주재하던 그레그 하퍼(공화) 하원의장 대행으로부터 “의회 규정에 의회장에선 모자 착용이 금지돼 있다”며 “후드를 벗든지 회의장에서 나가달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이날 마틴에게 총을 쏜 자경단원 조지 짐머만(28)의 아버지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지는 마틴이 수상하다고 생각해 뒤를 쫓았는데, 갑자기 마틴이 달려와 ‘오늘밤 넌 죽는다’며 마구 폭행했다”며 아들의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마틴의 가족들은 “(그날 밤) 짐머만을 봤을 때, 그는 얼굴과 머리에 아무런 상처나 핏자국도 없었다”며 반박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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