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샌디에이고 부근 소도시서
30대 여성 폭행 3일만에 숨져
‘너희 나라로 꺼져’ 쪽지 발견
30대 여성 폭행 3일만에 숨져
‘너희 나라로 꺼져’ 쪽지 발견
이라크 출신의 미국 이민 여성이 자택 앞에서 괴한에게 무참히 맞아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이 여성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을 당시 옆에는 외국인 증오 감정을 드러낸 쪽지도 함께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1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카운티의 소도시 엘커혼에서 샤이마 알아와디(32)라는 이라크 여성 이주민이 누군가에게 심하게 폭행당한 뒤 의식불명인 채로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으나 나흘 만인 25일 끝내 숨졌다고 <유티(UT) 샌디에이고>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하니프 모헤비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 샌디에이고 지부장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3시께 알아와디 가족들이 환자의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5남매의 어머니인 알아와디는 1995년 미국으로 이민 왔으며, 미시간주에서 살다가 이 마을로 이사온 지 몇 주 만에 참변을 당했다. 알아와디를 처음 발견한 맏딸 파티마는 어머니가 머리 부분을 타이어 지렛대로 쓰이는 쇠막대로 되풀이해서 맞은 채 쓰러져 있었고 현관문이 부숴져 있었다고 말했다.
파티마는 “일주일 전에도 누군가가 ‘여긴 우리나라이지 너희 나라가 아니다. 테러리스트들아, 너희 나라로 꺼져라’라고 쓰인 쪽지를 집 앞에 남겼지만 어머니는 동네 아이들의 장난으로 여겨 무시했는데, 어머니가 폭행당한 날에도 그런 쪽지가 놓여 있었다”며 “왜,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건지 대답을 해달라”고 절규했다.
알아와디의 친구는 알아와디의 남편이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준 직후 범행이 일어났다며 독실한 무슬림인 알아와디가 피살 당시 머리에 히잡을 착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 관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중이지만 현재까지는 단일한 사건으로 본다”며 “증오 범죄일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이번 사건을 지난달 플로리다주 샌퍼드에서 비무장 상태의 17살 흑인 청소년 트레이번 마틴이 편의점에 다녀오다 자경단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견주며 둘 다 인종혐오 범죄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전했다. ‘히잡’(무슬림 여성의 스카프)과 ‘후드’(방한모가 달린 웃옷) 차림의 유색인종 또는 이주민들이 범행 대상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샌디에이고 동북부에 있는 엘커혼은 이라크 이주민 4만여명이 모여 사는 곳으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다음으로 큰 미국 내 이라크타운이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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