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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평범한 흑인소년 피살…미 인종문제를 깨우다

등록 2012-03-23 20:32수정 2012-03-23 22:47

귀가 중 자경단장에 총 맞고 숨져
정당방위 적용에 거센 반발 시위
미국 플로리다주 샌퍼드에서 히스패닉계 자경단장이 비무장 상태인 17살 흑인 청소년을 ‘정당방위’로 사살한 사건이 흑인 인권운동 분위기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6일 샌퍼드의 한 편의점에서 과자를 산 뒤 집으로 돌아가던 트레이번 마틴이 자경단장인 히스패닉계 조지 짐머만(28)에 의해 사살됐다. 짐머만은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체포되지 않았다. 짐머만은 당시 마틴이 술이나 마약에 취해있다고 판단해 격투를 벌이다 총으로 쐈다고 주장한다. 플로리다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규정은 정당방위가 집 밖까지 적용된다. 마틴은 아무런 범죄기록이 없으며, 학교 성적도 우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시민들의 분노를 일으켜 주민들이 연일 항의집회를 열고 있으며, 21일에는 뉴욕 맨해튼의 유니언 광장에서 추모집회가 열리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 닷’에는 짐머만을 처벌해야 한다는 탄원서에 10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미 법무부는 이 사건이 평등권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으며, 벤자민 질러스 전미유색인종협의회(NAACP) 의장도 샌퍼드로 향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마틴의 죽음은 마치 1960년대 민권운동이 일어나던 당시를 떠올리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뉴욕과 마이애미에서 열린 ‘백만 후디 행진’에는 마틴이 숨질 당시 입었던 후드 티를 입은 시민들이 행진을 벌였고, 인구 5만여명의 샌퍼드에서도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22일 밤 늦게까지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현장에는 흑인들 뿐 아니라 백인도 많았다. 이날 빌 리 샌퍼드 경찰청장이 이 사건으로 휴직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위대들은 “우린 짐머만이 수갑을 차기를 바란다”며 그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샌퍼드시 위원들은 21일 경찰청장 불신임안을 가결했고, 릭 스코트 플로리다 주지사는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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