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체포한 용의자들
현지감옥에 수용…고문방치
현지감옥에 수용…고문방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체포한 ‘테러 용의자’들을 고문이 우려되는 아프간 감옥에 넘기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로도 같은 행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프간 수감시설에 넘겨진 이들은 실제로 혹독한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아프간독립인권위원회(AIHRC)와 미국의 열린사회재단(OSF)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아프간 내 구금자 100여명과 법률 전문가, 미국과 아프간 관리들을 인터뷰한 결과 확인됐다. 두 인권단체는 지난 17일 구체적인 고문 사례들과 구조적 문제점, 권고사항 등을 담은 67쪽 분량의 보고서 <고문, 이송, 적절한 절차의 무시: 아프간의 분쟁 관련 구금자들에 대한 처우>를 웹사이트(www.aihrc.org.af)에 공개했다.
보고서는 아프간 국가안보위원회와 내무부가 최소 10여개의 비밀감옥을 운용하고 있다는 믿을만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 시설에선 구금자들의 변호인 접근권을 막고 가족에게 구금 사실을 알리지도 않은 채 온갖 가혹행위가 이뤄졌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도구를 이용한 구타는 기본이다. 손발을 묶은 채 공중에 매달기, 전기 충격, 성기 고문, 담뱃불로 지지기, 심지어 조사관이 피의자를 물어뜯는 수법까지 동원됐다. 밀실 독방에 과도한 조명, 소음을 통한 수면 방해도 구금자들을 탈진시켰다.
미국이 자국의 인권침해 시비를 피해 인권 후진국들에서 ‘테러 용의자’들을 불법 구금해온 사례는 새삼스럽지 않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아프간 주둔 나토군이 아프간 정부에 넘긴 포로들이 조직적인 고문을 당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당시 나토군은 포로들을 아프간 정부에 넘기지 않고 구금자 인권감시 프로그램을 운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이번 보고서는 그런 발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보고서는 특히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지휘체계에 있지 않은 미군 특수부대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구금자 이감에 관여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군 쪽은 테러 용의자들을 아프간 당국이 운영하는 수감시설로 보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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