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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로켓발사는 합의폐기 의미”

등록 2012-03-18 20:39수정 2012-03-18 22:55

북 ‘광명성 3호 발사예고’ 파장
일 ‘영토 향할땐 MD 요격’ 검토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 발표에 대해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로켓 발사를 강행하면 식량지원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베이징 대화 당시 이런 장거리 로켓 발사는 합의 폐기를 의미한다는 점을 북한에 이미 경고했다”며 북한을 비판했다. 미국은 막판까지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위성 발사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북한이 주변국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로켓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경우 미국은 북한과의 합의 결렬을 선언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린다. 대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선 선거 전까지 더이상의 북-미 대화를 추진하긴 힘들고, 다시 대북 강경 자세로 돌아가야 할 판이다. 그러나 합의 결렬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가동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까지 포기하는 것을 의미해 미국으로선 아쉬움이 크다. 또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조처를 취할 가능성을 키운다는 것도 시름을 깊게 한다.

<뉴욕 타임스>는 17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강한 반응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2009년에도 북한은 핵실험 등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쪽으로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4월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대북 제재가 시작되자, 북한은 6자회담 탈퇴를 선언하고 한 달 뒤 2번째 핵실험을 한 바 있다. 또 더이상 추가적인 대북 제재 방법도 마땅찮다.

이와 함께 로켓 발사 이후 ‘식량지원’을 언제까지 중단시킬 것이냐는 점도 고민이다. 미국은 식량지원은 정치와 무관한 인도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로켓 발사와 식량지원 중단 연계에 대해 뉼런드 대변인은 “지원되는 식량이 정권의 엘리트 계층으로 흘러가는 것을 감시하겠다고 했고, 북한도 모니터링을 허용하겠다고 했는데 로켓을 발사한다면 모니터링에 대한 북쪽의 신뢰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궁색한 논리다.

어떤 결론이 내려지든 미국 내부에 “북한은 역시 믿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돼 선거가 끝나더라도 다시 대화 국면으로 돌아가기까진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정부는 북한이 발사하는 위성이 일본을 향하면 미사일방어(MD) 시스템으로 요격하기 위해 자위대법에 근거한 ‘파괴조치명령’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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