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핵 외교적 해결 선호”…이스라엘에 자제 촉구
네타냐후 “미, 가능성 열어둔 데 감사”…온도차 미묘
네타냐후 “미, 가능성 열어둔 데 감사”…온도차 미묘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에 맞서 이스라엘이 독자적인 군사공격 가능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이를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워싱턴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4일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유대계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에이팩) 행사에 참석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무력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드럽게 말하되 커다란 회초리를 들어라’는 시어도어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이란 핵무기 저지를 위한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는 이어 “대통령으로서 나는 시간과 상황이 요구할 때만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이란 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푸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하는 등 이스라엘의 자제를 촉구하는 듯한 ‘외교적 해결’에 무게중심을 뒀다.
이처럼 외교적 방법을 우선시하는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으로부터 이란에 유약한 모습을 보인다며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으나, 중동지역의 전쟁 위험성이 높아지면 가뜩이나 높은 기름 값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까지 올라가는 상황도 고민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나는 아직도 ‘외교적 해결’의 성공 가능성을 강하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앞서 연설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페레스 대통령은 이란을 “중동을 지배하려는 사악하고 잔인하며 도덕적으로 부패한 정권”이라고 맹비난한 뒤 “이스라엘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싸우게 된다면 (이란에)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5일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오바마의 연설 뒤 성명을 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 감사드린다”고 말해, 오바마 연설 가운데 ‘외교적 해결’보다는 ‘모든 가능성’ 쪽을 애써 강조했다.
이날 에이팩 연례총회 개막식에는 미 전역에서 1만3000여명의 미국계 유대인들이 모여들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페레스 대통령 등 각료들이 대거 참석했고, 미국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정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이스라엘의 힘’을 과시했다. 6일까지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하원의원 3분의 1 이상, 상원 의원 절반가량이 참석할 전망이다. 5일에는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조 리버만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이 연설하고, 6일에는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이 참석한다.
공화당 경선의 ‘슈퍼 화요일’인 6일에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주요 경선주자들이 에이팩 총회에서 영상 연설을 한다. 유대인의 자금력과 조직화된 유대계의 표 등 에이팩이 선거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나는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해야 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전여옥, 신지호, 진수희 사실상 공천 탈락…친이계 반발 일듯
■ 새누리당 ‘쇄신’ 부족하지만, 민주당은 더 못해
■ 빅뱅 “난 살아 있다!”…대성 ‘날개’부르며 공중으로
■ “음식 안내온다 총 겨눌때 식은땀”
■ ‘한국 아이들 부러워할’ 호주의 선진교육 현장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전여옥, 신지호, 진수희 사실상 공천 탈락…친이계 반발 일듯
■ 새누리당 ‘쇄신’ 부족하지만, 민주당은 더 못해
■ 빅뱅 “난 살아 있다!”…대성 ‘날개’부르며 공중으로
■ “음식 안내온다 총 겨눌때 식은땀”
■ ‘한국 아이들 부러워할’ 호주의 선진교육 현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