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코커스 결과 번복
재검표서 샌토럼에 34표 뒤져
대량감원 전력·소득세 논란에
깅그리치와 격차 10%p로 줄어
재검표서 샌토럼에 34표 뒤져
대량감원 전력·소득세 논란에
깅그리치와 격차 10%p로 줄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하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재검표 결과 첫 코커스(당원대회)의 승자라는 타이틀을 뺏겼다. 롬니는 설상가상으로 대량 감원 이력과 세금 논란까지 따라붙어 상승일로이던 기세가 주춤해졌다.
<에이피>(AP) 통신은 아이오와주 코커스 투표함들에 대한 재검표 결과, 애초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을 8표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발표된 롬니가 사실은 34표 차이로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공화당 인사들은 재검표에서 샌토럼은 2만9839표를 얻고, 롬니는 2만9805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재검표 과정에서 8개 투표구의 표들이 사라졌기 때문에 샌토럼이 1위라고 선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롬니는 샌토럼 전 의원과 자신이 “사실상 비겼다”고 말했다.
롬니는 비록 신승이기는 하지만 첫 코커스에서 승리한 것으로 선언되면서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를 봤지만 재검표 결과가 이를 부인하면서 다소나마 타격을 입게 됐다. 그나마 두번째 대결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5위에 그친 샌토럼을 크게 앞서면서 1위를 차지한 게 그로서는 결과적으로 더욱 다행스러운 일이 됐다.
하지만 3차 대결이 펼쳐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시엔엔>(CNN)이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지난 13~17일 참여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롬니의 지지율은 33%로, 2위인 깅그리치(23%)와의 격차가 10%포인트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폭로 파문 전인 4~5일 조사에서 37%의 지지율로 2위와 18%포인트 격차를 뒀던 것과 비교된다.
지난 조사에서 3위(18%)에 그쳤던 깅그리치는 16일 공화당 토론회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의 17일 전국 조사에선 깅그리치가 27%의 지지율로 롬니(30%)와의 격차를 단 3%포인트로 줄였다. 19일에는 고전하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후보를 사퇴하면서 깅그리치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롬니는 베인캐피털 경영자 시절 인수한 기업들에서 대량 감원을 했다는 비난에 이어 17일 자신의 소득세율을 “15%선”이라고 답한 것이 또 논란이 됐다. 이는 최고 소득세율인 35%는 물론, 보통 월급쟁이들에게 적용되는 소득세율(25%)보다 낮기 때문이다. 롬니의 소득이 대부분 과거 투자에 대한 성과보수로 15%의 자본이득세율이 적용된 탓이다. 깅그리치는 18일 “나의 소득세율은 31%”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 전에 소득신고서를 공개하라고 롬니를 압박했다.
게다가 <에이비시>(ABC) 방송은 롬니가 800만달러를 카리브해의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맨군도에 설립된 12개 펀드에 투자했다고 18일 보도해 또다른 ‘세금 회피’ 논란도 일고 있다. 지금까지 ‘성공한 기업인’의 이미지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던 그에게 ‘기업 사냥꾼’, ‘잇속만 챙기는 부자’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18일 깅그리치를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이어 31일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플로리다주의 <시엔엔>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43%로, 각각 18%인 깅그리치와 샌토럼을 크게 앞서 여전히 역전을 예상하긴 힘든 상황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