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상위 1% 분석
탐욕·부정적 어감에 반발
“하루 11시간 일” 노력 강조
민주당 지지·증세안 찬성도
탐욕·부정적 어감에 반발
“하루 11시간 일” 노력 강조
민주당 지지·증세안 찬성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경비행기 회사인 탤론 항공사를 운영하는 애덤 카츠는 800만달러(92억3600만원)짜리 대저택에 살며, 맨해튼에는 또다른 부동산회사를 갖고 있다. 말 그대로 소득 ‘상위 1%’에 해당된다. 그러나 카츠는 자신이 1%라는 말에 주춤거린다. 지난해 가을 뉴욕 주코티 공원에서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로 인해 ‘1%’라는 말은 ‘탐욕’ ‘살찐 고양이’ 등 부정적 어감으로 더 쓰이기 때문이다. 카츠는 “때로 직접 승객들의 짐을 나르기도 하면서 ‘주 9일, 하루 26시간’ 일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며 “그런데 내가 왜 욕을 먹어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미국의 상위 1%는 어떤 사람들인가? <뉴욕 타임스>가 15일 이들을 인터뷰해 분석한 기사를 보면 1%의 생활이나 생각의 스펙트럼은 통념보다 크다.
미 인구통계국 조사를 보면, 연소득 기준으로 38만달러(4억3871만원) 이상이 상위 1%다. 그런데 상위 1%의 평균 연소득은 150만달러(17억3175만원)이며, 특히 ‘상위 0.1%’의 평균 연소득은 680만달러(78억5060만원)에 이를 정도로 상위 1% 안에서도 그 폭은 매우 크다. 그래서 상당수 1%들이 자신을 중산층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1%에 속하는 암 연구가인 찬독 박사는 “나도 하루 11시간 일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99%”라며 “학부 4년, 의대 4년, 레지던트 3년, 펠로 3년을 거친 뒤에 의사가 됐다”며 자신의 노력을 강조했다.
1%들은 연방 세금의 25%, 자선기부금의 30%를 담당한다. 또 1% 부자들은 노동시간이 더 길어 1주일에 50시간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 일반인보다 3배가 더 많았다. 1%들 중 40%는 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았으나, 그 비율이 생각보다 그리 높지 않았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1%들은 생각도 다양했다. 대체로 공화당 성향에 가깝지만 민주당 지지자도 많았고, ‘부자증세’에 대해서도 다양한 생각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한 대부분의 1%들은 보수·진보 성향에 관계없이 “부자들이 미국의 재정적 부담을 더 많이 져야 하며, 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3쪽에 걸친 이 기사를 위해 많은 ‘1%들’을 인터뷰했지만, 이 기사에서 구체적 신분이나 이름을 밝힌 이는 매우 적었다. 일부는 “가족들의 신변이 위험해질 것 같다”며 과민반응을 보였고, 일부는 영국과 스페인 폭동을 언급하며 “(비상시를 위해) 자가용 비행기에 기름을 늘 가득 채워놓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1% 부자들은 세전 기준으로 미국인 전체 소득의 20%를 차지한다. 30년 전에 견줘 소득 비중이 두 배로 커졌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