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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부시, 연방대법관에 보수성향 로버츠 지명

등록 2005-07-20 18:11수정 2005-07-20 18:59

민주 “균형추 상실”…인준 진통 예상
여성 낙태권을 비롯한 정치·사회 쟁점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미 연방대법관에 존 로버츠(50) 워싱턴디시 항소법원 판사가 지명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19일, 지난달 사임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후임에 로버츠를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4년간 연방대법원에서 보수와 진보간 균형추 구실을 했던 중도보수 오코너의 후임에 보수 색채가 좀더 뚜렷한 로버츠가 지명됨으로써, 의회 인준과정에서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엇갈리는 평가=부시 대통령은 이날 “존 로버츠는 정의의 명분을 위해 그의 직업적 생애를 헌신했다. 그의 지혜와 건전한 판단, 개인적 겸손함은 존경을 받아왔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여성인 오코너 후임에 역시 여성을 임명하거나, 히스패닉계인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을 지명할 것이란 관측은 빗나갔다. 이는 확실한 보수주의자를 후임 대법관에 지명하라는 보수단체들의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로 해석된다. 보수단체인 ‘미국을 위한 진보’는 즉각 “훌륭한 인사”라고 칭찬한 반면, 낙태권 옹호단체들은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난했다.

로버츠가 비록 보수적 공화당원이긴 하나 합리적 성품에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상원 인준과정에서 민주당이 공격하기가 쉽지 않으리란 전망도 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지도자는 “로버츠가 적절한 법률적 자격을 갖췄으나 미국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지 인준청문회에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로버츠의 성향과 경력=하버드대를 나온 로버츠는 1980~81년 윌리엄 렌퀴스트 연방대법관 사무실에서 일했다. 또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와 아버지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법무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가 항소법원 판사에 임명된 건 불과 2년 전인 2003년으로, 판결기록이 그리 많지 않아 정치성향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미국사회 폭풍의 눈인 여성 낙태권에 대해,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일할 때는 “낙태권 옹호판결은 폐기돼야 한다”는 진술서를 쓴 적이 있다. 그러나 2003년 항소법원 판사 인준청문회에선 “낙태권 판결(로 앤 웨이프 판결)은 이미 확립된 법률이다. 내가 판례를 충실히 따르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9명의 판사로 구성된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의 분포이긴 하지만, 중도보수 오코너가 낙태권과 소수인종우대정책 등 사회현안에선 진보쪽에 가세함으로써 정치적 균형을 맞춰왔다. 이제 새로 지명된 로버츠가 보수쪽에 가담하면 여성의 낙태권 합법 판결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로버츠 인준청문회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게 됐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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