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나포 무인기, 미국 소유 인정
CNN “CIA비밀업무 수행중 추락”
CNN “CIA비밀업무 수행중 추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이란이 이달 초 나포했다고 주장한 무인정찰기가 미국의 소유임을 인정하고, 이를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의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 정부가 이란의 무인정찰기 나포와 미국 소유를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날 이란 정부에 공식적으로 무인기 반환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들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부사령관은 지난 11일 “어떤 나라도 자국 영토에 무인정찰기가 침범하는 것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며, 어느 나라도 이를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텔스기능을 갖춘 ‘RQ-170’ 기종의 이 무인기는 지난 4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란 쪽으로 225㎞ 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시엔엔>(CNN)은 12일 미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 무인기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중앙정보국(CIA)의 비밀임무를 수행중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항공 분석가인 빌 스위트먼은 이란이 공개한 이 무인기에 대해 “외부 훼손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란 주장과 달리) 격추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 고장에 의한 추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는 오바마의 무인기 반환 요청을 비판하며 “무인기가 이란 영토에 떨어졌을 때, 즉시 이란 영공을 폭격해 무인기를 파괴시켜야 했다”며 “그랬다면 이란이 무인기로부터 어떤 정보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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