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외동딸 첼시(31)
제나 부시에 첼시 클린턴까지
경력 없어 ‘홍보성 채용’ 논란
경력 없어 ‘홍보성 채용’ 논란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외동딸 첼시(31·사진)가 미국 3대 지상파 방송 <엔비시>(NBC)의 특파원으로 채용됐다.
스티브 캐퍼스 <엔비시> 회장은 14일 첼시가 앞으로 자사와 함께 일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첼시는 ‘엔비시 나이틀리 뉴스’와 앵커 브라이언 윌리엄스가 진행하는 뉴스매거진 ‘록센터’ 등에서 훌륭한 일을 하는 개인과 단체들에 대한 사연을 보도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첼시는 <엔비시>에서 일하면서도 옥스퍼드대 박사과정을 계속하는 한편, 클린턴 재단 일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엔비시>는 지난 7월 3자를 통해 첼시와 접촉을 한 뒤, 그를 영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시>가 전직 ‘대통령 딸’을 기자로 채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딸인 제나 부시 헤이거(30)를 ‘투데이쇼’에 기용한 바 있다.
이처럼 전직 대통령의 자녀를 잇따라 채용한 것을 두고 ‘홍보성 채용’ ‘특혜성 채용’이란 논란도 일고 있다. 수많은 기자 지망생들이 지역방송 등을 통해 경력을 쌓으며 어렵사리 전국방송에 진출하는 것과 달리, 관련 경력도 없는 이들에겐 쉽게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첼시는 대학 졸업 이후 클린턴 재단과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서 근무했을 뿐이며, 제나 역시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해왔다. 전직 <에이비시>(ABC) 방송 기자인 주디 멀러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는 “학생들에게 전국방송에 도달하기 위해선 때론 그저 꾸준히 열심히 일하는 것 이상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설명하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 자녀 채용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취재 기회를 넓히는 데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제나가 채용되고 나서, 부시 전 대통령이 퇴임 뒤 첫 인터뷰를 <엔비시>와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혐오’에 가까운 언론 기피증을 보이던 첼시가 기자가 된 것을 두고선 <뉴욕타임스> 기자 돈 밴 나타는 트위터를 통해 “인터뷰 당하기가 싫어 기자가 됐는가보다”라며 비꼬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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