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섬 전체가 수몰 위기에 놓인 남태평양 투발루를 2007년 항공 촬영한 모습. 류우종기자 wjryu@hani.co.kr
라니냐 탓 6개월 가뭄…뉴질랜드, 물 공수 시작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가 심각한 물 부족으로 국가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투발루 정부와 적십자사는 수도 푸타푸티를 비롯해 여러 지역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4일(현지시각)이면 물이 완전히 바닥날 지경이라며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3일 전했다. 투발루 적십자사의 타타우 페페 사무총장은 “우물물도 안전하지 않다. 일부 동물들이 최근 폐사한 것도 지하수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인접국 뉴질랜드는 3일 공군기로 투발루에 물을 공수하고 담수화 설비팀도 급파했다. 머레이 매컬티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자국 관리들이 다른 구호팀들과 함께 투발루에 머물면서 중장기 대응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발루는 면적 26㎢에 인구는 1만1000여명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작은 나라다. 월 평균 강수량이 200~400㎜나 되지만, 올해 들어 6개월째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라니냐 현상’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투발루는 평균 해발고도가 3m에 불과한데다 남태평양 한 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환경 탓에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힌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계속될 경우 국토의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길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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